▲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 <사진제공=뉴시스>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법무부장관으로 취임하기 전까지 한국유치원총연합회(이하 한유총) 고문변호사로 활동했고, 한유총의 이른바 ‘입법 로비’ 법안 자문도 직접 했던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KBS는 28일 황 대표가 법무법인 태평양에서 변호사로 일하던 2012년, 한유총 측으로부터 자문 계약을 직접 의뢰받아 팀을 꾸린 뒤 수천만 원을 받고 ‘유치원 설립자의 사유재산권을 인정’하는 방향으로, 유아교육법과 사립학교법 개정에 대해 자문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보도했다.

회계 투명성을 대폭 강화하고 유치원 수입이나 재산을 교비 목적으로만 사용하도록 하는 게 골자인 ‘유치원3법’은 패스트트랙에 올라 29일 본회의 표결을 앞두고 있다.

그러나 자한당과 한유총은 ‘교육환경개선 부담금’이란 이름으로 사실상 사립유치원에 시설사용료를 지급하는 수정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는 유치원 설립자의 재산권을 ‘시설사용료’ 명목으로라도 보전해 달라는 것으로, 황교안 대표가 법률자문을 맡았던 2013년, 이른바 ‘한유총 입법 로비 법안’ 발의 때도 언급된 내용이다.

KBS는 “지난해 12월 패스트트랙 지정 후 330일간의 숙려 기간이 끝나 본회의에 부의된 유치원3법 수정 요구는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가 주도하고 있지만, 황교안 대표가 한유총 입법 자문을 할 정도로 깊이 개입했던 사실이 뒤늦게 확인되면서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을 비롯한 교육위원회 의원들이 지난해 12월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국회 교육위원회 위원 기자회견'에서 자유한국당에 유치원 3법 통과 협조를 촉구하고 있는 모습. 왼쪽부터 박경미, 박용진, 조승래, 박찬대 의원. <사진제공=뉴시스>

유치원3법을 최초 발의한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은 29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유치원에서 돈 버는 걸 너무 당연한 것처럼 얘기를 하고, 또 유치원의 돈을 원장이 마음대로 써도 되는 것처럼 이해하면서 왜 음식점으로 비유했는지 (의구심이 들었는데) 이제 보니 그 이론과 법적 근거와 철학적 근거를 황교안 변호사가 해준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에 진행자가 “자유한국당이 집요하게 시설사용료를 인정해줘야 한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는 데에는 황교안 대표의 이런 전력, 생각, 이런 게 관철되고 있다고 보시냐”고 묻자, 박 의원은 “그런 게 있다고 보고 있다”고 답했다.

박 의원은 특히, 오늘 본회의에서 자한당 안과 기존 수정안 두 개가 표결에 붙여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한유총이 ‘시설사용료(임대료)’를 인정해달라고 계속 요구 해왔음을 상기시키고는 “유치원이 임대장사를 하는 곳이 아니지 않나. 말도 안 되는 요구를 계속 해왔는데 이 부분과 관련해 자유한국당이 이걸 넣는 수정안을 낼 수 있다”고 말했다.

▲ <사진출처=MBC 화면캡처>

관련해 이날 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는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확대간부회의에서 KBS 보도를 언급하며 자한당은 “이제 한유총을 비호하는 일을 당장 멈춰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원내대표는 “한국당은 유치원3법을 무력화하기 위해서 유치원 시설 사용료를 지급하는 법안을 새로 발의하겠다고 한다”고 비판하며 “민주당은 오늘 유치원3법을 반드시 통과시키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