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보도…가족들 곳곳 한자리씩, 비정상정 경영 형태
욕설·폭언 파문을 일으킨 남양유업 홍원식 회장의 6살 손자가 20억대 주식을 소유하는 등 남양유업의 비정상적인 경영 형태가 도마 위에 올랐다.
13일 <한겨레>는 남양유업의 최대 주주인 홍원식(63) 회장이 밀어내기 이유로 꼽히는 공격적인 시장 점유율 끌어올리기와 밀접하게 연관 되있다는 지적이 나온다고 보도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업계 특성상 일선 영업의 무리한 밀어내기는 위에서 내린 매출 목표 압박등과 무관하다고 보기 어렵다”며 “홍 회장은 그 동안 경영을 꼼꼼하게 챙겨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말했다.
<한겨레>는 남양 쪽이 “홍 회장이 현재 경영에서 손을 놓았고 전문 경영인에게 맡겼기 때문에 사태에 대한 책임과 거리가 있다”며 회사 지배구조와 거래관계 등을 보면 오너 일가가 곳곳에 자리 잡고 있어 회사의 설명을 무색하게 한다고 전했다.
홍원식 회장은 현재 남양유업 지분의 19.62%를 가지고 있고, 최대주주의 특수관계인 주식 소유 현황을 보면 부인이나 동생 외에도 손자인 홍 윌리엄도 올라와 있다.
<한겨레>에 따르면 올해 6살인 홍 군은 남양유업의 주식 1794주(지분율 0.25%)를 소유하고 있다. 대기업 정보제공 업체 ‘재벌닷컴’이 최근 밝힌 국내 어린이(만 12세 이하) 주식 부자 현황을 보면 홍 군의 주식 평가액은 20억 6000만원으로 22위에 올랐다. 홍 군은 기업 공시에 이름을 영문으로 표기하고 있어 영어권 국가의 국적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 2008년 홍 회장이 주식을 물려줄 때에도 사회적 논란이 있었는데 남양 쪽은 “귀한 손을 보셔서 고마운 마음으로 주식을 선물로 준 것”이라고 밝혔다.
<한겨레>는 이 밖에도 회사의 중요 의사 결정을 내리는 이사회에 총 7인의 이사 중 홍 회장과 그의 어머니인 지종죽(84)씨도 함께 올라 있다고 보도했다. 지씨는 창업주인 고 홍두영 회장의 부인으로 1986년부터 28년 동안 이 회사의 비상근 등기임원으로 재직 중이나 이름만 올라 있을 뿐, 직위나 담당 업무 부분은 비어 있다.
<한겨레>에 따르면 남양유업은 홍 회장의 동생 홍우식(60)씨가 대표로 있는 서울광고에 일감을 몰아주고 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광고 제작 및 대행사인 서울광고는 지난해 전체 취급액 399억원 가운데 99%이상(397억원)을 남양유업으로부터 수주했다. 전년에도 수주액 432억원 가운데 대부분이 남양유업이 준 물량이었다.
서울광고는 남양유업으로 낸 수익을 바탕으로 과도한 배당을 해왔다. <한겨레>는 이 회사의 지난 해 배당금 총액은 13억원으로 당기순이익 12억8500만원 보다 많았다며 17억원을 배당금으로 지급해 당기순익 대비 배당의 비율(배당성향)이 무려 170%에 달했다고 보도했다.
서울광고는 홍우식 대표 외 2인이 지분 100%를 소유하고 있는 회사로, 남양유업이 밀어내기 등을 통해 벌어들인 수익의 일부가 광고비 등으로 서울광고에 지급되고 이 회사를 통해 벌어들인 수익의 대부분은 배당을 통해 남양유업 대주주 가족 등이 가져간 셈이라고 <한겨레>는 보도했다. 반면 남양유업의 최근 3년 배당성향은 1.4%에 불과하다.
<한겨레>에 따르면 남양유업의 법 위반과 공격적인 경영이 문제를 일으킨 게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홍 회장이 대표이사 사장이었던 2003년 건설사 리베이트 사건에 휘말려 구속된 전력이 있다. 충남 천안의 목천공장 신축 과정에서 시공사인 삼성엔지니어링으로부터 13억원을 받은 혐의다.
또한 2008년 멜라민 분유 파동이 일었을 당시 남양유업은 자사 제품에 멜라민이 들어 있지 않음을 강조하며 타사 제품에 대한 불안감을 조장하는 방식의 광고를 내 소비자들의 지탄을 받은 바 있다.
<한겨레>는 남양유업 사태가 경제민주화 논의를 계기로 촉발된 대기업 및 대주주들의 변화를 요구하는 목소리를 한층 높이는 계기로 작용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백필규 중소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지금 한국 기업 정서에서 오너나 관리자는 성과만 내면 된다는 식의 독불장군 리더십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며 “기업 평판 리스크의 확대를 지렛대로 삼아 이런 의식을 변화시키는 회사와 사회 차원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