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새사장에 김종국 내정…노조 “제2 김재철 되선 안돼”

“진주-창원 통폐합때 해고‧정직 휘둘러…공영방송 독립에 최선 다하라”

MBC 대주주 방송문화진흥회(이하 방문진)가 김재철 전 사장의 뒤를 이를 MBC 신임 사장 내정자로 김종국(57) 대전MBC 사장을 2일 선정했다. MBC노조는 “김종국 신임 사장이 '제2의 김재철' 전철을 밟지 않겠다는 굳은 의지와 뜻을 세우기를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방문진 이사회는 이날 여의도 사무실에서 구영회(60) 전 MBC 미술센터 사장, 김 사장, 안광한(57) 부사장, 최명길(53) 유럽지사장 등 4명 후보를 상대로 장장 7시간여에 걸친 면접을 진행했다.

이어 시행한 투표에서 김종국 사장은 재적 이사수 9명 중 과반수인 5표를 획득하며 신임 사장 내정자로 낙점됐다. 과반수인 5표가 나올 때까지 투표를 계속하는 시스템에서 김 사장은 7번째 개표에서 5표를 받아 투표가 중단됐다.

김 사장 내정자는 고려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1982년 MBC 보도국에 입사해 LA특파원과 경제부장, 정치부장, 기획조정실장, 마산MBC·진주MBC 겸임 사장, MBC경남 초대 사장 등을 지냈다.

김 내정자는 이날 저녁 방문진 이사장과 정수장학회 이사장이 만나 열리는 MBC 주주총회에서 차기 사장으로 공식 선임될 예정이다. 신임 사장이 임기는 김 전 사장의 잔여임기인 내년 정기 주주총회까지 약 10개월이다.

김종국 사장 내정자 선임에 MBC노조는 즉각 성명을 내고 “‘김재철 아바타’ 혹은 ‘김재철 시즌2 예고’ 등의 수많은 안팎의 경고가 잇따랐지만, 방문진은 결국 대다수 MBC 구성원들이 원하지 않은 길을 선택했다”며 “여당 6, 야당 3의 태생적 한계를 가진 방문진의 결정을 보며 우리는 피눈물을 삼킨다”고 이날 결정을 평가했다.

김 사장의 이력에 대해 MBC노조는 “진주-창원 MBC를 강제 통합해 ‘MBC 경남’을 만드는 과정에서 거리낌 없이 수십 명에 대해 해고와 정직 등의 휘둘렀고, 이를 추진력과 경영 능력으로 포장한 인사”라며 “그가 내세우는 ‘기자와 경영자로서의 경력’에는 항상 소통 부재와 고집의 흉흉한 소문이 함께 했다”고 되짚었다.

또 “김 사장은 작년 MBC 파업을 ‘노사분규’라 표현해 김재철 사장 체제에 저항한 MBC 대다수 구성원들의 뜻을 하나의 ‘사태’로 받아들이고 있음을 내비쳤다”며 “행여 노동조합을 대화의 상대로 인정하지 않고, 자신만의 ‘안정화의 길’을 가겠다는 건 아닌지, 심히 우려스럽다”고 지적했다.

이어 MBC노조는 “‘제 2 김재철’ 세간의 우려를 불식하라”며 “공영방송의 독립을 이룩해 국민들로부터 사랑받는 회사를 만드는데 최선을 다하라”고 요구했다.

노조는 ‘MBC 정상화’를 위한 과제라며 △‘김재철 3년’ 전면감사 △무너진 공정성‧신뢰도 회복 △서울-지역 대화‧협조체계 복구 △‘일할 수 있는 조직’으로 복구 △단체협약 복원 등으로 노사관계 정상화 △‘파업 대체인력’에 대한 엄정한 임용 △해고자 복직‧보복성 징계 무효화 등 7가지를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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