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복귀 54명 ‘보복인사’…‘김재철파’ 국장급 임명

노조 “김재철 유산의 꼼수 인사”…한학수 “똘마니 쓸어내야”

MBC가 지난해 파업 후 현업에서 배제했다가 법원의 ‘부당전보’ 판결로 최근 복귀된 54명의 아나운서와 기자, PD 등에게 교묘한 보복인사를 계속해 허울뿐인 복귀라는 비난을 받고 있다. 이에 MBC 노조는 “안광한 부사장의 실체”라며 “꼼수 인사”라고 비난했다.

지난 10일 현업에 복귀한 최상일, 정찬형, 김철영 PD 등 라디오 PD는 ‘3명이 한조가 되어 3일에 한 번 저녁 6시에서 다음날 오전 9시까지 15시간 동안 이미 디지털화 된 라디오 송출이 잘 이뤄지고 있는지 지켜보라’는 ‘야간 전담 MD’ 근무지시를 받았다. 1980년대 말까지 있었던 ‘야간 전담 MD’는 20여년만에 갑자기 부활했다.

연보흠 기자 등 4명의 기자는 보도국에 신설된 보도전략부에 배치됐다. 보도전략부는 상암동 신사옥에 입주할 보도국 스튜디오 공간 설계 업무 등을 담당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보도전략부는 MBC 본사 근처의 쌍마 빌딩에 사무실을 마련하기로 했지만 아직 내부 공사가 마무리 되지 않았다.

서울 경인본부, 사회공헌실, 수원, 인천 등에 머물렀던 4명의 PD들도 여의도 본사가 아닌 일산에 급히 마련된 별도의 방으로 발령 났다.

이와 관련, MBC 노동조합은 10일 노보를 통해 “보복인사가 다시 또 다시 반복됐다. 발령은 났으나 여전히 보복인사의 대상, 차별의 대상이 되고 있다”며 “말도 안 되는 이유로 회사를 회사답지 못하게 만드는 조직운영. 이것이야 말로 ‘김재철 사장 체제’의 유산이며 안광한 부사장 체제의 실체라 아니할 수 없다”고 꼬집었다.

박재훈 MBC 노조 홍보국장은 12일 ‘go발뉴스’에 “법원 판결이 나온 지 20일이 넘어서야 복귀 발령을 내고도 준비가 안 돼있다는 건 문제가 있다”며 “파업 참가들에게 본래의 일을 돌려주는 것을 망설이고 꺼리는 것 아닌가”라고 꼬집었다.

박 국장은 “경영진의 속셈이 훤히 보이는 꼼수 인사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파업 중인 노동조합 ⓒMBC 노조
지난해 파업 중인 노동조합 ⓒMBC 노조

반면 MBC의 공정성을 망가트렸다는 인사로 꼽히는 인물들은 12일자 발령을 통해 미래전략실 국장으로 대거 임명됐다.

최승호 전 MBC PD를 ‘PD 수첩’에서 강제 하차시키며 프로그램을 망가트린 장본인이라는 평을 받고 있는 윤길용 시사교양국장은 미래전략실의 편성전략담당국장으로, ‘PD 수첩 PD 사찰 논란’을 일으킨 김철진 국장과 개그우먼 김미화 씨와 김종배 시사평론가를 MBC에서 하차시킨 이우용 본부장은 콘텐츠전략담당국장으로 임명됐다.

또, 조규승 국장은 경영본부장에서 경영전략담당국장으로 임명됐다. 조 국장은 직원들 사찰 의혹을 받고 있다. 미래전략실은 파업 당시 이용주 기자, 김완태·허일후 아나운서 등 파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던 이들을 발령 내 ‘수용소’라는 별칭이 붙은 부서다.

MBC 공정성을 망가트린 인사들이 한 곳으로 대거 모인 것에 대해 챙겨주기 인사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게다가 국장으로 임명될 경우 매달 일정 정도의 수당이 지급되는 것으로 알려져 비난은 더욱 거세다.

MBC 한학수 PD(@dreamy0001)는 SNS에 “김재철이 임명한 경영진이, 그가 해임된 이후에도 ‘김재철 체제’를 유지하고 자신의 자리를 보전하기 위해 악행을 거듭하고 있다”고 글을 올렸고, 이 밖에도 “재철이가 떠난 자리 아직도 더럽고 추잡한 기운이 가득. 마봉춘의 정상화를 위해서 재철이의 똘마니들을 쓸어내는 것이 급선무겠구나”(act******),

“MBC가 파업 참가자들에게 보복을 한다? 그게 노동법 위반 하는 거야? 이런 자들 구속 안 시키고 검찰은 뭐 하나? 증거인멸하기 전에 말이야”(heo****), “그러면 그렇지.. 재철이 아바타들..”(ecop*********) 등 비난 글들이 잇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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