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양락·배칠수, 김재철 풍자 방송으로 담당PD 교체

최승호PD “안광한 사장대행, 쥐꼬리 권력으로 칼 휘둘러”

개그맨 최양락씨와 배칠수씨가 진행하는 MBC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김재철 전 MBC 사장 사퇴를 풍자하는 방송을 내보내 사측이 담당 PD를 교체하는 등 파문이 일고 있다.

지난 1일 MBC 라디오 <최양락의 재미있는 라디오>는 ‘MB님과 함께하는 대충 노래교실’ 코너에서 노래와 함께 김 전 사장을 풍자하는 내용을 내보냈다. 이 코너는 배칠수씨가 MB 성대모사를 하며 노래를 소개하는 코너다.

개그맨 최양락씨 ⓒMBC <최양락의 재미있는 라디오>
개그맨 최양락씨 ⓒMBC <최양락의 재미있는 라디오>

이날 방송에서 배 씨는 “오늘 첫 번째로 골라온 곡은 제목이 ‘사장님이 나갔어요’”라며 베토벤의 ‘환희의 송가’를 튼다. 배 씨는 “부제. 월급이 올랐어요. 시험에 붙었어요. 바라던 대로 됐어요. 그 밖에도 많지 뭐. 상사와의 갈등. 사장이 나갔어요. 과장이 잘렸어요. 동료들이 복귀했어요. 등등 많지”라고 말했다.

최양락씨가 이어 “엉터리, 난 또 MB님이 직접 만든 노래인 줄 알았다”고 하자 배 씨는 “내가? 이거를? 아니지. 내가 아끼던 사람이고 그래서 또 내가 아끼던 사람이 회사를 떠났을 때 나는 이 노래를 불러주고 싶다”며 2AM의 ‘죽어도 못 보내’ 노래가 나오며 김 전 사장을 연상시켰다.

최 씨가 “그래서 보내지 않고 잡으셨나?”라고 묻자 배 씨는 “잡을라 그랬는데 이미 뭐 퇴직금 정산까지 다 마쳐가지고”라고 대답했다. 김재철 사장은 지난달 26일 방송문화진흥회 이사회에서 해임안이 가결된 후 다음날 바로 사표를 제출해 퇴직금을 챙기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된 바 있다.

이어 배 씨는 “이 곡도 한 번 들어봐”라며 손세의 ‘김사장님’을 틀었다. 배 씨는 이어 “흥겹지? 흥겨우면 춤을 춰봐. 내가 잘 추면 집 사줄게”라고 말하자 최 씨가 “사면 제가 사요”라고 답하고, 배 씨는 “뭘로? 법인카드로?”라고 언급했다. 지난 MBC 파업 당시 불거져왔던 김 전 사장 법인카드 논란을 떠올리게 한 대목이었다.

MBC 관계자는 11일 <오마이뉴스>에 “MBC를 포함해서 모든 유명 인사들을 풍자하는 프로그램”이라며 “이날 방송은 김 전 사장만을 겨냥한 것이 아니라 MB 낙하산 인사들에 대한 비판이 담겨있었던 것”이라고 말했다. 김 전 사장의 풍자 내용이 방송 되자 담당 PD가 교체됐다. 담당 PD는 라디오 편성기획부로 발령을 받고 다음주에 인사위원회가 열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담당 PD 교체 사실이 외부에 알려지자 최승호 MBC 전 PD는 트위터에(@MBC_PDChoi) “김재철씨 해임을 풍자했다가 MBC라디오 피디가 인사 조치됐다”며 “심재철 의원 풍자했다가 베란다쇼 불방됐고요. 김재철씨가 나가도 안광한 부사장체제가 역할을 그래도 이어받고 있습니다”라고 글을 올렸다.

최 PD는 이어 “MBC 안광한 부사장은 인사위원장으로서 저를 비롯한 9명을 해고한 주역입니다. 징계이유가 뭐냐고 물으면 그저 ‘빨리 나가라’던 사람이죠”라며 “김재철 휘하에서 부사장에 올랐고 이제 사장대행하며 칼을 휘두르는군요. 쥐꼬리 권력 쥐면 하루 앞을 못 보나봅니다”라고 비판했다.

<최양락의 재미있는 라디오>는 2002년부터 다양한 시사들을 쉽고 재미있게 다루는 한편 정치인들을 풍자하는 방송을 다뤄 애청자들의 호응이 뜨거운 방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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