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실련 “내부지배구조의 객관성 중요”…기업들 “경영권 침해”
국민연금이 삼성, 현대차 등 대기업 주식지분을 확대한 것과 관련, 대기업들의 올바른 지배구조 개선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이에 앞서 정부입김으로부터 벗어나 독립성을 가져야 한다는 지적이 뒤따르고 있다.
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국민연금이 지분을 5%이상 보유한 시가총액 상위, 12월 결산법인 30곳 중 20곳에 대해 지난해 지분을 확대하거나 높은 상태를 유지했다. 나머지 10곳에 대해서는 지분을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김한기 경제정책팀장은 ‘go발뉴스’에 “최근 주식시장에서 국민연금과 같은 기관투자자의 역할이 중요해졌다”면서 “재벌 총수들이 소수지분으로 여러 가지 문제점을 많이 일으키고 있는 상황에서 (주식 지분 확대는)기관투자자로서의 국민연금이 올바른 지배구조개선에 있어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보유지분이 늘어나면서 국민연금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지난해 의결권을 행사한 2565개 안건 중 436건(17.00%)에 대해 반대의결권을 행사했다.
기본적으로 국민연금의 대기업에 대한 의결권 행사는 당연하지만 이에 앞서 정부입김으로부터 벗어나 독립성을 가져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김한기 팀장은 “국민연금의 의결권 행사에 있어 정부로부터 독립하기 위해서는 국민연금 내부지배구조가 객관성을 띄는 게 중요하다”면서 “객관적이고 중립적인 외부인사 참여 및 의사결정 과정의 투명한 공개 등 제도 개선이 뒷받침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국민연금이 내부 지배구조를 객관화 하면서 의결권을 대기업에 올바로 행사할 때 전반적으로 주식시장의 발전, 대기업 지배구조의 개선이 이루어지는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 올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자본주의 원리가 훼손된다는 점과 기업의 경영권이 침해받는다는 점을 이유로 들며 국민연금의 주주권 강화를 반대하고 있다.
이병기 한국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8일<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국민연금의 독립성과 전문성이 완전히 확보되지 않은 상태에서 기업의 경영에 영향을 미치는 주주권을 행사하는 것은 자칫 정부의 의도가 기업 경영에 개입될 여지를 남긴다”고 말했다.
현대차는 2011년 말 6.75%에서 2012년 말 6.83%로 국민연금 지분이 소폭 증가했다. 또, 국민연금의 현대모비스 보유지분도 재작년 말 6.00%에서 작년 말 7.17%로 커졌고, 현대글로비스는 5.07%에서 8.16%로 증가했다.
LG그룹 주력사인 LG전자와 LG화학도 국민연금 지분이 확대됐다. LG전자는 2011년 말 7.50%에서 작년 말 9.00%로 커졌고, LG화학은 6.80%에서 7.32%로 상승했다.
이와 함께 SK하이닉스는 2011년 말 8.06%에서 작년 말 9.63%로, NHN은 6.78%에서 8.87%로 국민연금 보유지분이 각각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