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어나가는 데 이건희 25주년 기념식 기사라니..”

삼성일반노조‧백혈병 유가족 “법대로 처벌하라” 규탄시위

김성환 삼성일반노조위원장과 삼성백혈병 노동자 유가족 등 9명이 삼성 이건희 회장 취임 25주년 기념식장(서울 호암아트홀) 앞에서 삼성의 불법적 무노조 경영을 규탄하는 1인 시위를 벌였다.

김 위원장은 삼성뿐만 아니라 대선후보들의 구호뿐인 경제민주화와 삼성 문제에 무관심한 지식인들의 행태를 비판하기도 했다.

삼성일반노조가 지난달 19일 서울중앙지검에 삼성무노조 유지를 위해 불법적인 노동자 탄압을 사주한 삼성 이건희 회장을 검찰에 고소했다(자료사진). ⓒ 삼성일반노조 홈페이지
삼성일반노조가 지난달 19일 서울중앙지검에 삼성무노조 유지를 위해 불법적인 노동자 탄압을 사주한 삼성 이건희 회장을 검찰에 고소했다(자료사진). ⓒ 삼성일반노조 홈페이지

김 위원장과 삼성백혈병 노동자 유가족 등 9명은 이날 집회에서 삼성의 “불법적 무노조경영 규탄” “백혈병 피해자와 유족들에 대한 진심어린 사과” 등을 요구했다.

김 위원장은 ‘발뉴스TV’와의 인터뷰에서 “경제민주화는 구호만 외쳐서 될 것이 아니”라면서 “대선후보들이 삼성에서 일하다 백혈병에 걸리고, 노동조합을 건설하려다가 현장에서 해고되는 등 실질적으로 고통당하는 노동자들을 보듬어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대기업의 불법행위에 대해 “법대로만 처벌해도 경제민주화는 이루어질 것”이라면서 “삼성을 변화시키기 위해서는 법을 새로 만들 것이 아니라 대기업이라고, 재벌총수라고 봐주는 잘못된 법의 잣대를 바로 잡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또 “삼성 문제에 제대로 된 관심과 비판을 하는 지식인을 본 적이 없다”면서 삼성 문제에 침묵하는 현 지식인들의 행태를 꼬집었다.

그는 “삼성이 아무 일 없다는 듯이 25주년 기념식을 한다는 언론 기사 보고 규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면서 “대선후보 뿐만 아니라 누구하나 실질적인 관심이나 문제해결을 위해 나서주지 않으니 시민사회단체나 지식인, 논객들이 삼성이 자행하고 있는 백혈병 문제에 대해 제대로 된 비판을 해 달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날 김성환 위원장과 함께 1인 시위에 나선 유영종씨는 “딸이 11년 째 백혈병으로 고통 받고 있다”면서 “한 달에 두 번씩 수혈을 받지 않으면 언제 죽을지 모르는 딸을 생각하면 가슴이 터질 것 같다”며 억울한 심경을 토로했다.

또, 2005년 남편을 백혈병으로 잃은 고 황민웅씨의 부인 정애정씨는 “최소한의 사과와 위로도 표하지 않고, 25주년 취임 기념식, 자기네들의 잔치를 한다는 것에 모멸감을 느낀다”고 전했다.

정 씨는 “1인 시위 중 이건희 회장 차로 의심되는 차량을 가로 막아 삼성 측으로부터 업무방해죄로 형사고발을 당한 상태”라면서 “삼성은 겉으로는 유족들에게 미안하다, 대화로 문제를 잘 해결하자고 하면서 속으로는 계속해서 유족들을 범법자로 만들고 있다”고 주장했다.

삼성화재에서 노조를 건설하려다 해고됐다는 한용기씨는 해고 이유에 대해 “최근 삼성의 불법노조탄압에 가담한 사실을 폭로한 최모 인사차장을 만난 것이 해고 사유”라며 “최 인사차장을 만남으로 해서 회사가 감추고 싶어 하는 부분이 외부에 알려지게 되는 것을 삼성 측이 두려워했기 때문”이라고 최 인사차장의 말을 빌려 설명했다.

최모 인사차장은 삼성에서 인사과와 지역대책협의회에 근무하면서 노동자들에 대한 미행·감시·도감청 등 불법노조탄압에 가담했다고 폭로한 인물로 현재는 잠적상태다.

한편, 이날 삼성일반노조 등과 함께 시위를 벌이던 전국철거민연합회 과천철대위 소속 방준아(여·40)씨가 삼성 측의 과잉 통제 과정에서 호흡곤란을 호소하며 쓰러져 병원으로 이송되는 일이 발생했다.

30일 삼성 이건희 회장 취임 25주년 기념식장 앞(호암아트홀)에서 시위를 벌이던 전국철거민연합회 과천철대위 소속 방준아(여·40)씨가 삼성 측의 과잉 경호 과정에서 호흡곤란을 호소하며 쓰러져 병원으로 이송됐다.
30일 삼성 이건희 회장 취임 25주년 기념식장 앞(호암아트홀)에서 시위를 벌이던 전국철거민연합회 과천철대위 소속 방준아(여·40)씨가 삼성 측의 과잉 경호 과정에서 호흡곤란을 호소하며 쓰러져 병원으로 이송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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