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 틀어막고 찍어 눌러 제압”…40대 여성 실신 병원 이송
삼성 이건희 회장 취임 25주년 기념식장 앞에서 시위를 벌이던 전국철거민연합회 과천철대위 소속 방준아(여·40)씨가 30일 삼성 측의 과잉 통제 과정에서 호흡곤란을 호소하며 쓰러져 병원으로 이송됐다.
삼성일반노조와 삼성백혈병 노동자 유가족 등 9명은 이날 기념식 직전인 오후 2시부터 서울 호암아트홀 앞에서 “백혈병 등 희귀암 피해노동자와 유족에게 사과할 것” 등을 이건희 회장에게 요구하며 1인 시위를 벌이고 있었다.
시위대와 경호 인력으로 보이는 삼성 측 직원 수십 명이 대치하고 있는 가운데 오후 3시 22분 쯤 시위대 중 한명이 이건희 회장이 탄 차량을 발견하고 소리 지르자 삼성 측은 일제히 시위대를 둘러싸며 이동하지 못하게 막아섰다. 삼성 측은 취재진들의 카메라 촬영은 물론 사진 촬영도 제지했다.
이 과정에서 시위대와 삼성 측 직원과의 몸싸움이 있었고 그 와중 방 씨가 호흡곤란을 호소하면서 쓰러져 병원으로 급히 이송했다.
이 상황을 옆에서 지켜본 삼성일반노동조합 김성환 위원장은 ‘go발뉴스’ 취재진에 “이건희 회장이 올 때쯤 되니까 경비들이 떼거리로 몰려와 나를 개 끌듯 끌고 가 손 하나 꼼짝 못하도록 제압했다”면서 “이어 방 씨의 비명소리가 들렸고, 10여 분이 지난 후 지나가던 시민이 경찰에 신고하자 경호원들이 그 때서야 방 씨를 풀어줬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김 위원장은 또 “시민들에게 살려달라고 비명을 지르는 과정에서 경호원들이 가죽장갑을 낀 손으로 입을 틀어막고 무릎으로 팔을 찍어눌러 제압하는 등 폭력 행위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김 위원장은 방 씨의 당시 상태에 대해서 “내가 10여분이 넘게 제압당하고 풀려난 뒤에도 방준아씨는 여전히 그 상태였고, 숨을 못 쉬고 헉헉거리고 있었다”면서 119구급대에 연락을 취하게 된 경위에 대해 설명했다.
방씨는 병원에서 안정을 찾은 뒤 김 위원장에게 당시 상황을 설명하며 “경호원들이 목을 누르면서 시간을 재고 있는 것을 목격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김 위원장은 시간을 잰 것이 “질식에 이르기 전까지만 목을 누르다가 풀어준 것 아니겠느냐”며 방씨의 말을 전했다.
방 씨는 엑스레이 검사 등을 통해 상태를 확인하며 현재 병원에서 안정을 취하고 있다.
한편 당시 상황을 처음부터 지켜 본 남대문경찰서의 한 관계자에게 ‘go발뉴스’ 취재진이 해당 경호원에 대한 처벌 여부에 대해 묻자 “사건 경위에 따라 당사자들의 고소·고발이 있을 수 있다”고 짧게 답변했다.
김성환 위원장은 무릎으로 팔을 찍어 누르는 등 과잉 제압한 삼성 측 경호원을 현장에 출동한 경찰에게 “해당 경호원을 고소하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