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노원병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나선 안철수 무소속 후보가 ‘신당 창당’ 가능성과 민주통합당 입당 가능성을 모두 열어놓았다. 이같은 상황에서 안 후보를 바라보는 민주당 내부의 시선은 엇갈렸다.

안 후보는 8일 오전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만약) 당선되면 선거 이후의 행보는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제가 여력이 부족하다. 쉽지않은 선거이고 매일매일 한 분이라도 더 뵙고자 대학졸업 이후 처음으로 하루종일 운동화 신고 걸어다니고 있다”며 “그러다보니 선거이후에 그런 계획은 솔직히 (지금 세울) 여력이 좀 없다”고 답했다.

이에 진행자인 손석희 교수가 “신당이나 민주당 입당이나 아니면 무소속이나 세가지가 고려대상에 들어가 있기는 한가?”라고 묻자 안 후보는 “다 경우의 수로는 가능한 방법들”이라고 대답했다. 다만 “물론 개개의 확률은 다를 수 있다”고 덧붙였다.

“낙선하면 정치는 그만하시느냐”는 질문에 안 후보는 “저는 계속 할 생각”이라며 “정치인은 당선되면 당선되는 대로 겸허하게 그 뜻을 받들어서 열심히 의정활동을 해야 될 것이고 만약 낙선한다면 그것을 겸허하게 받아들이고 그것을 극복하는 과정을 국민들에게 보여드림으로써 앞으로 열심히 나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그러자 손 교수는 “(만약) 낙선할 때 그 이후에 선택지에 상당히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있겠군요”라고 말했고 안 후보는 “많이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낙선됐을 때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정치를 계속하겠다는 굳은 입장만 갖고있고 그 다음 어떤 행보를 할 거라는 그런 생각까지는 해보지 못했다”고 말을 아꼈다.

이와 관련, 박지원 민주당 의원은 이날 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서종빈입니다’에 출연해 “민주당으로서는 본인이 원하면 안 후보가 당선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협력할 것이고 그렇지 않으면 음성적으로 돕는 태도를 취하게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박 의원은 “저도 (안 후보에게) 민주당 입당을 상당히 권했지만 지금 선거과정이고 이 이상 민주당이 안 후보를 쳐다볼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며 “(입당은) 그 분이 결정할 문제인데 오늘 아침 인터뷰 내용을 보더라도 그 분은 명확한 이야기를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면서 “물론 그런 애매모호성을 유지하는 것은 전략적으로 필요할 것도 같지만 국민들은 정치인들에게 정확한 얘기를 요구한다”며 “그 부분은 장래 정치를 위해서도 명확한 태도 표명을 해주는 것이 좋다”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저는 그 이상 민주당에서 안 후보를 쳐다볼 필요도 없다”며 “함께하면 하는 거고 범 야권으로서 박근혜정부를 향해 공동투쟁을 할 수 있지만 꼭 들어와라, 들어와서는 안된다는 것은 본인의 판단에 맡기는 것이 좋다”는 생각을 전했다.

민주당 차기 유력당권주자로 꼽히는 김한길 의원은 이날 교통방송 라디오 ‘열린아침, 송정애입니다’와의 인터뷰에서 박 의원과 다소 다른 견해를 나타냈다.

김 의원은 “우리 당 일부에서는 안 교수는 안 교수고 우리는 그대로 가면 된다는 주장도 있지만 정치는 현실이다. 우리가 외면한다고 해서 안 교수와 그 분을 지지하는 세력이 이땅에서 없어지는 것이 아니”라고 밝혔다.

아울러 “안 교수가 신당을 무조건 창당하는 것이 목표인지 아직 불분명하지만 저는 공개적으로 ‘바른 길이 아니다. 그것을 좋아할 세력은 새누리당 밖에 없다. 또 안 교수가 말하는 새정치는 안 교수 혼자서 할 수 있다고 생각하면 그것은 잘못 생각한 것이다. 그런 고민은 민주당과 같이 의논해야 한다’고 이야기해 왔다”며 “야권 재구성이 필요하다면 반드시 민주당이 그 중심에 서서 야권 재편을 주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정성호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오전 브리핑을 통해 “지난주 금요일 열린 비상대책위원장에서 이동섭 노원병 지역위원장을 사무부총장으로 임명하는 의결이 있었다”고 밝혔다.

민주당 예비후보로 노원병에 출마했던 이 위원장은 민주당이 ‘노원병 무공천’ 방침을 정하자 이에 반발했으나 지난 1일 불출마를 선언하고 안 후보에 대한 지지를 표시한 바 있다. 현재 노원병에는 안 후보와 김지선 진보정의당 후보, 허준영 새누리당 후보, 정태흥 통합진보당 후보, 나기환 무소속 후보가 경쟁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