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진엽 보건복지부 장관 내정자가 4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 분당 서울대학교 병원 대회의실에서 소감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정진엽 보건복지부 장관 내정자가 교수 시절 발표한 논문 3편이 표절 의혹에 휘말렸다. 제자들이 발표한 학위 논문과 연구 대상, 목적, 전개 방식 등에서 매우 유사해 자질 검증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7일 <경향신문>은 1991년부터 2009년까지 정 내정자가 발표한 논문을 분석한 결과, 그가 서울대 의과대 교수 재직 시절 대한정형외과학회지에 제출한 논문 3편이 직전 연도에 발표한 제자들의 학위 논문과 거의 유사했다고 보도했다. 심지어 내용 전체를 그대로 옮긴 논문도 확인됐다.

문제가 된 논문은 2004년에 발표한 ‘경직성 편마비에서 염전 변형에 따른 보행양산’과 이듬해 발표한 ‘정상 한국인의 3차원 보행 분석’, 그리고 2007년에 발표한 ‘경직성 양측 마비에서의 양측 대퇴골 감염 절골술-다부위 수술의 결과 비교’ 등이다.

정 내정자가 2007년 12월 학회지에 발표한 ‘경직성 양측 마비에서의 양측 대퇴골 감염 절골술-다부위 수술의 결과 비교’는 2005년 10월 자신의 제자 A씨의 석사논문 ‘경직성 양측마비에서의 양측 대퇴 감염 절골술’과 매우 유사하다.

표절 검색 프로그램 ‘카피킬러’로 분석한 결과, 두 논문간 표절률은 74%였다. 전체 63개 문장 중 완전 동일한 문장은 11개, 표절이 의심이 되는 문장은 44개였다.

2004년에 발표한 ‘경직성 편마비에서 염전 변형에 따른 보행양산’은 제자 B씨가 2003년에 발표한 석사논문 ‘경직성 편마비에서의 염전 변형과 보행양상’과 연구대상 방법이 동일했다. 결과 부문만 일부 수치가 달랐다.

정 내정자는 이 논문 3편을 발표하면서 1저자에 자신의 이름을 올렸다. 제자들의 명단은 싣지 않았다. 그는 문제의 논문 3편으로 서울대병원에서 2차례, 한국인체기초공학연구재단에서 1차례의 연구를 지원 받았다. 특히 인체기초공학연구재단은 과제 공모 시 논문 한편 당 약 1000만원의 연구비를 지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논문 표절 문제는 고위공직자들의 인사청문회 단골 메뉴였다. 새정치민주연합 윤관석 의원이 지난해 6월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박근혜 정부 들어 인사청문회 대상자에 오른 55명 중 논문 표절 등으로 구설수에 오른 후보자는 15명이었다.

가장 논란이 된 후보자는 김명수 전 교육부 장관 후보자였다. 김 후보자는 지난해 6월 인사청문회에서 제자의 논문을 학술지에 자신의 이름을 발표하고 연구비를 횡령한 사실이 드러나 결국 낙마했다.

때문에 이번 인사청문회에서 후보자의 윤리성을 제대로 검증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국연구재단 관계자는 “의학계에서는 1992년부터 연구윤리에 대한 자성의 목소리가 나왔는데 그 뒤에도 이런 일이 일어났다는 건 문제”라고 지적했다.

SNS에서도 “평생 검증, 제대로된 검증 없으면 제대로 된 인물이 나올 수는 없다”(@pneu***), “대한민국 교수들이나 공공기관 연구원들의 발표논문에 대해서 재검증하는 시스템을 마련할 방법은 없는가” 빅데이타가 구축되어 있는 세상에 이거 그렇게 어려운 문제가 아닐텐데“(@kimjeo***) “이 나라의 장관이 되고자 한다면 논문표절은 필수 항목이구만!!논문표절 안 한 사람은 장관은 할 생각도 말아야 할듯!!”(@6882***) 등의 비난이 쏟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