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상급식’ 두고 문재인-홍준표 격돌.. “벽에다 말하는 줄”

문 “도의회 뒤에 숨지 말라” vs 홍 “대안도 없으면서”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와 홍준표 경남도지사가 18일 오전 경남 창원시 경남도청에서 경남지역 초등학교 무상급식에 대한 논의를 하고 있다. © 신문고 박훈규 기자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와 홍준표 경남도지사가 18일 오전 경남 창원시 경남도청에서 경남지역 초등학교 무상급식에 대한 논의를 하고 있다. © 신문고 박훈규 기자
비판은 쏟아졌으나 성과는 거두지 못했다. 18일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와 홍준표 경남지사의 ‘무상급식 회동’ 얘기다. 30여 분간의 회동은 결국 입장차만 확인하고 끝났다.

문 대표와 홍 지사는 이날 오전 11시 경남도청에서 만났다. 취재진이 회동 장소인 집무실에 몰려있는 것을 보고 문 대표는 “지사님 인기가 좋으시네요”라며 인사를 건넸다. 홍 지사는 “대표님이 오셔서 그렇죠”라고 화답했다.

그러나 화기애애한 분위기는 여기까지였다. ‘무상급식’ 문제로 넘어가자 회동은 양측의 날선 신경전으로 변했다. 포문은 문 대표가 열었다. 문 대표는 “이 자리에 논쟁을 하러 온 것은 아니고, 무상급식 중단에 대한 중재 여지나 해법이 아직도 남아있는지 그것을 알아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에 홍 지사는 “언론에서 무상급식 중단이라고 쓰는데 중단이 아니라 보편적 무상급식에서 선별적 무상급식으로 전환을 한다고 이해해줬으면 좋겠다”고 답했다. 이어 “도지사가 된 뒤 ‘밥 안 먹어도 좋으니 우리도 학원을 다닐 수 있게 해달라’는 서민들의 요구가 있었다. 어려운 서민 자제들 공부 잘 시키려고 교육지원비 예산으로 돌린 것”이라고 일축했다.

문 대표와 홍 지사의 이날 만남은 지난 13일 문 대표가 제안해 이뤄졌다. 지역 최고위 개최를 위해 경남을 방문한 문 대표가 회동을 제안했고 홍 지사가 이를 수용했다. 앞서 문 대표는 11일 “홍 지사와 만나 경남도와 도교육청 사이를 중재 하겠다”고 밝힌 바있다.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와 홍준표 경남도지사가 18일 오전 경남도청에서 경남지역 초등학교 무상급식에 대한 회동을 가졌다.©박훈규 기자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와 홍준표 경남도지사가 18일 오전 경남도청에서 경남지역 초등학교 무상급식에 대한 회동을 가졌다.©박훈규 기자
문 “벽 보고 얘기하는 것 같다”, 홍 “저도 마찬가지”

그러나 문 대표의 뜻과 달리 이날 양측은 여러 차례 서로의 주장만 맞받아쳤다. 입장차가 좁혀지기는커녕 감정적 대립으로 번지는 모양새였다.

홍준표: “무상급식 문제는 작년 12월 5일 경남도의회에서 이미 예산안도 확정됐습니다.”
문재인: “천하의 홍 지사께서 자꾸 도의회 뒤에 숨으려고 하십니까? 해법이 없다면 가보겠습니다.”
홍준표: “여기 오실 거면 대안을 갖고 오셔야죠.”

홍 지사의 일관된 주장에 문 대표는 북유럽 선진국 사례를 들며 공격했다. 이에 홍 지사는 “북유럽의 사회보장체제는 사회주의식 사회보장체제”라고 반격했다. 문 대표는 “또 좌파 이야기를 하시냐”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회동은 30여 분만에 끝났다. 자리에서 일어난 문 대표는 “그래도 교육감은 한번 만나보시죠”라고 하자 홍 지사는 “그래야죠”라고 짧게 대답했다. 홍 지사는 회동이 끝날 때까지 교육감과의 만남에 대해 확답을 하지 않았다.

문 대표가 “지금 들어가서는 안 되는 길을 잘못된 길을 가시는 것”이라고 말하자 홍 지사는 “잘못된 건지 아닌 건지는 나중에 판단해봐야 되는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소득이 (없다). 벽에다 대고 얘기 하는 줄 알았다”고 문 대표가 말하자 홍 지사도 “마찬가지”라고 받아쳤다.

문 대표는 이후 경남 창원 반송초등학교를 찾아 배식 봉사활동에 나섰다. 학부모들과 만난 문 대표는 “무상급식 중단은 재정이 없어서가 아니라 도와 교육청의 의견차이 때문”이라며 “도지사 한 사람의 소신 때문에 이렇게 흘러가고 있어 더더욱 안타깝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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