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 ‘오체투지’ 종료.. “정권‧자본 테러에 맞설 것”

‘비정규직 해고 완화 철폐‧ 해고자 복직’ 촉구.. 5박 6일 만에 마무리

쌍용자동차 해고자 복직과 정리해고 철폐를 요구하며 지난 7일부터 오체투지 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금속노조 쌍용차 해고노동자들. © go발뉴스(강주희)
쌍용자동차 해고자 복직과 정리해고 철폐를 요구하며 지난 7일부터 오체투지 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금속노조 쌍용차 해고노동자들. © go발뉴스(강주희)

1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앞. 하얀 소복을 입은 쌍용차 해고 노동자들이 혹한에 길바닥에 엎드린 채 아침을 맞았다. 목적지인 청운효자동주민센터까지는 1.2 km. 연두색 조끼를 입은 경찰들 뒤로 청와대의 파란 지붕이 희미하게 보였다. 이 짧은 거리를 앞두고 쌍용차 해고 노동자들이 5박 6일의 오체투지 일정을 마무리하기 위해 모였다. 

비정규직 철폐와 해고자 복직을 외치며 지난 7일부터 오체투지 행진에 나섰던 쌍용차오체투지행진단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정권과 자본의 테러에 맞서 더 큰 행진과 더 장엄한 행진으로 나아갈 것”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김득중 전국금속노조 쌍용차지부장은 “지난 6년동안 자본에 쫒겨나고, 정치에 무시당하고, 권력에 버림받을 때 마다 시민 사회와 국민들이 쌍용차 해고노동자들의 손을 붙잡아 주었다”며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그는 “오체투지의 마지막 도착지가 청와대인 까닭은 노동자들의 호소가 권력과 자본에게 마지막 통첩장이 될 것임을 확인하기 위함”이라며 “청와대까지 가지 못했지만 오체투지가 보여준 인내와 끈질김이 박근혜 정부의 정리해고 요건 완화에 맞서는 저항의 길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득중 전국금속노조 쌍용차지부장이 발언을 하고 있다. ©go발뉴스(강주희)
김득중 전국금속노조 쌍용차지부장이 발언을 하고 있다. ©go발뉴스(강주희)

5박 6일간 오체투지에 참여한 서영섭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 신부는 “오늘을 기억해달라”고 호소했다. 서 신부는 “5박 6일의 오체투지는 권력자들에게 우리의 하찮은 존재를 드러낸 것이 아니다. 단합을 통해서 다시 일어서기 위한 우리의 힘찬 몸짓이라고 생각한다. 쌍용차 해고 노동자들과 공장 굴뚝에 있는 이창근. 김정욱씨를 기억해달라”고 말했다.

진보청년단체 청년좌파의 김수로 회원도 발언에 나섰다. 김씨는 “행진을 하는 동안 차가운 바닥에 가슴을 붙이고 있던 동지들의 심장 소리를 들었다”며 “박근혜 대통령과 자본가들은 그 심장 소리를 듣지 못했지만 하늘과 땅은 분명히 들었을 것”이라고 전했다.

앞서 행진단은 11일 닷새간의 오체투지  일정을 마무리할 예정이었다. 이날 오전 10시 45분 대한문에서 청운동주민센터로 향하던 오체투지단을 경찰은 “교통에 혼란을 줬다”며 강제로 광화문사거리 인도로 끌어 올렸다.

오후 4시 광화문 광장에서 시작된 오체투지가 정부서울청사까지 이어지자 경찰은 이들을 둘러싸고 막아섰다. 결국 50여명의 오체투지단은 밤새 일어나지 못하고 차가운 바닥에서 19시간을 보내야 했다.

쌍용차오체투지행진단이 기자회견문을 낭독하고 있다. ©go발뉴스(강주희)
쌍용차오체투지행진단이 기자회견문을 낭독하고 있다. ©go발뉴스(강주희)

행진단은 이날 경찰의 과잉 대응에 대해 “경찰은 노동자들을 소모품처럼 취급하며 인권을 짓밟았다”며 “박근혜 대통령 신년기자회견에 노동자들의 목소리가 들릴까봐 영하 10도의 한파 속에 가둬버렸다”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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