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정권, 세월호 참사 앞에 스스로 적법성 결핍 증명”

천주교연석회의, 진상규명 염원 13만여 천주교인 서명 유가족에 전달

'세월호 진상규명을 위한 천주교 연석회의'소속 신부와 수녀들이 10일 오후 서울 광화문 천막농성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을 염원하는 천주교 13만 936인 선언'을 하고 있다. ©강주희
'세월호 진상규명을 위한 천주교 연석회의'소속 신부와 수녀들이 10일 오후 서울 광화문 천막농성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을 염원하는 천주교 13만 936인 선언'을 하고 있다. ©강주희
“세월호 참사의 눈물은 이제 희생자 가족들만의 것이 아니라, 우리의 것이어야 합니다. 세월호 참사를 잊는다면 또 다른 세월호 참사가 우리를 덮칠 것입니다.”

세월호 참사 발생 209일째인 10일 오후 2시 ‘세월호 진상규명을 위한 천주교연석회의(이하 천주교 연석회의)’가 서울 광화문 광장 세월호 농성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희생자 가족의 아픔에 끝까지 동행하며 진실을 은폐하려는 모든 권력에 함께 저항 하겠다”고 밝혔다.

천주교 연석회의는 이날 13만여 명이 참여한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을 염원하는 천주교인 13만 190인 선언’을 발표하고, “박근혜 정부에 제대로 된 진상규명을 촉구하며 세월호 참사를 통해 무너진 한국사회의 재건에 동행 하겠다”고 말했다.

지난 9월말부터 3주간 진행된 천주교인 선언 참가 서명에는 한국 천주교 주교회의 전·현의장인 강우일 주교, 김희중 대주교, 윤공희 대주교 등 주교 17명을 비롯해 15개 교구 사제 1936명과 75개 남녀수도회 수도자 5919명, 일반 평신도들이 참여했다. 서명서는  애초  목표량을 넘은 총 13만 936장이 모아져 6개의 상자에 담겨졌다.

연석회의는 “민의를 잃어버린 국가가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이름 없는 양심들의 눈물”이라며 “국가권력기구들의 불법 선거 개입으로 절차적 적법성을 훼손당한 박근혜 정권은 세월호 참사 앞에 스스로 적법성의 결핍을 증명했다”고 비난했다.

©강주희
©강주희
발언에 나선 권오광 천주교정의구현전국연합 대표는 “여야 합의로 세월호 특별법이 국회에 가까스로 통과됐지만 특별법이 통과됐다고 해서 모두 끝난 게 아니다”라며 “책임과 진정성이 부여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은 지금부터 시작이고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나승구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 대표 신부는 “세월호를 잊는다면 우리에게 닥쳐온 또 다른 재난들로 모든 것을 잃을 것”이라며 “내 것을 잊지 않기 위해 기억해야 한다는 일이 조금은 이기적일지 모르나 우리의 것을 잃지 않기 위해 (세월호를) 기억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박래군 세월호 참사 국민대책회의 공동운영위원장도 발언에 나섰다. 박 위원장은 “지금까지 이 자리에 올 수 있던 것은 거리에서 노숙을 하고 전국을 헤매며 서명을 받은 유가족들의 힘”이라며 “특별법이 통과됐으니 이제 위원회에 맡기자는 여론이 발생한다면 위원회는 무용지물이 될 것이다. 국민의 힘으로 진상규명에 동력을 걸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선언에 참가한 천주교인들은 오는 12월부터 304일간 세월호 희생자·실종자·생존자 기억하는 매일 미사도 봉헌한다. 또 세월호 참사의 왜곡된 진실을 바로 잡을 백서 발간과 국제 연대를 통해 세월호 참사의 진실을 적극적으로 알리기로 했다.

천주교 연석회의 소속 신부와 수녀들이 유가족에게 서명을 전달하고 있다.©강주희
천주교 연석회의 소속 신부와 수녀들이 유가족에게 서명을 전달하고 있다.©강주희
기자회견 후 연석회의는 서명에 동참한 13만 190여명의 천주교인들의 서명용지를 유가족들에게 전달했다. 서명용지가 담긴 상자가 유가족들의 품으로 전달되자 농성장 곳곳에선 박수가 터져 나왔다.

세월호 참사 희생자 고 김동혁군의 어머니 김성실씨는 “4월 16일 이후 가장 사랑하는 사람을 못보고 사는 일이 너무 힘들고 눈물이 난다. 그 사랑하는 사람이 나의 자식일 때 그 고통은 배로 다가온다”고 말했다.

김씨는 “‘고통에는 중립이 없다’는 교황님의 말씀처럼 기울어진 곳에 평행수를 맞춰주는 것이 하느님의 뜻이다. 이 선언을 가슴 깊이 새기면서 아이들이 죽어서나마 행복하게 웃을 수 있도록 부모로서 가야할 길을 묵묵하게 걷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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