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법 제정 ‘범국민대회’.. 김영오 씨 “대통령은 위선자”

가수 김장훈‧이승환 열창.. “비틀거리는 특별법이 안 길 곳은 국민 품”

수사권과 기소권이 보장된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는 범국민대회가 15일 오후 3시 서울시청광장에서 열렸다.

이날 범국민대회에는 세월호 유가족은 물론 전국에서 100여대의 세월호 버스를 타고 모인 3만 명의 시민들이 참석해 유가족들이 원하는 특별법 제정을 요구했다.

범국민대회는 본 행사 앞서 밴드 타카피와 CCM 밴드 ‘찬양 거룩한 기쁨’의 사전 공연으로 문을 열었다. 타카피는 세월호 참사 단원고 희생자 故 박수현 군이 생전에 좋아했던 밴드로 알려졌다.

ⓒ go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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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열린 본 집회에서 종교계를 대표해 발언에 나선 천주교 정의 구현사제단 나승구 신부는 “그 동안 유가족들의 눈물과 함께 해주신 모든 분들께 고마움의 인사를 드린다”며 말문을 열었다.

나 신부는 “유가족분들이 지난 122일 동안 얼마나 가슴 아프고 슬픈 악몽의 나날을 지내셨을까 생각한다”며 “하지만 우리가 눈물을 함께 나눌 수 있는 시간이기도 했다”고 말했다.

또 “지난 4월 16일 우리 모두는 커다란 상처를 입었다”며 “범죄는 상처를 만들었지만 정의는 그 상처를 치유할 것”이라 밝혔다.

그러면서 “상처를 치유하는 정의는 유가족들이 원하는 특별법 제정”이라며 “특별법은 화해를 전제로 한다. 화해를 하려면 진상을 밝혀져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유가족을 대표해 발언에 나선 세월호 가족대책위 전명선 부위원장은 “지금 정부와 새누리당은 세월호 정국을 탈출하려고만 한다”며 “세월호 이야기를 그만하고 경제를 살리자고 한다. 하지만 그러면서 낸 법안이 크루즈산업육성법안”이라 지적했다.

이어 “세월호 참사의 원인으로 지적된 한국해운조합과 같은 민간기구인 클즈산업협회에 안전 관리를 맡기 겠다는 것”이라며 “이는 또 다른 세월호 참사의 지적”이라 비판했다.

전 부위원장은 “이제 대통령이 결단해야 한다”며 “유가족과 국민들의 호소에 대통령이 응답해야 한다. 최종 책임이 대통령에게 있다는 말이 헛된 이야기가 아니라면 책임져야한다”고 말했다.

그는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법이 제정되기 전까지는 떠날 수 없는 광화문 광장을 함께 지켜달라”며 “국민들을 믿고 여기까지 왔다. 박 대통령이 제대로 된 특별법을 결단할 때까지 우리는 끝까지 갈 것”이라며 지속적인 국민들의 지지와 응원을 당부했다.

‘유민아빠’ 김영오 씨는 33일 동안의 단식 때문에 앰뷸런스를 타고 시청광장에 도착했다. 김 씨가 힘든 걸음을 옮기며 무대에 오르자 6만여 시민들이 자리에 일어나 응원 박수를 보냈다.

김 씨는 “한 달 넘게 굶고 있지만 전혀 배가 고프지 않다 국민들 때문에 희망을 갖는다”며 “제대로 된 특별법을 제정하는 것이 국민들의 은혜를 갚는 것”이라 밝혔다.

특히 김 씨는 이날 박근혜 대통령을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청와대에 1인 시위 갔을 때, 피켓에 대통령에게 쓴 편지를 청와대에 전달하면서 대통령에게 잘 전달됐는지 확인 연락을 달라고 했다. 그러나 아무 연락이 없었다”며 “무능한 나라 때문에 딸을 잃고 한 달 넘게 굶은 애비가 대통령이 편지를 잘 받았는지 확인해 달라고 한 것조차 묵살하는 이 정부와 대통령”이라고 규탄했다.

이어 “그래서 어제 박근혜 대통령은 교황님에게 ‘세월호 가족을 위로해 줘서 고맙다’고 했느냐. 위선자 같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이렇게 위선적이고 국민을 외면하는 정부에 맞서 끝까지 싸우겠다”며 “부패하고 무능한 이 정부, 권력이 아무리 진상규명과 특별법 제정을 방해해도 저는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굴복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또한 김영오씨는 “대통령의 사라진 7시간을 조사해 달라. 조사가 가능한 특별법을 국민의 힘으로 만들어 달라”며 “특별법 제정이 안 된다면 광화문 광장에서 죽겠다. 꼭 도와 달라”고 거듭 호소했다.

ⓒ 세월호국민대책회의
ⓒ 세월호국민대책회의

음악 공연도 이어졌다.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며 유가족들과 11일 째 광화문 광장에서단식 중인 가수 김장훈 씨는 쇠약해진 몸을 이끌고 무대에 올라 ‘사노라면’과 ‘내 사랑 내 곁에’를 시민들과 열창했다. 특히 ‘내 사랑 내 곁에’를 부를 땐 故 김동혁 군의 엄마 김성실 씨도 무대에 올랐다. 김 씨는 노래를 같이 부르다 ‘비틀거릴 내가 안길 곳은 어디에’ 부분에서 결국 울음을 터뜨리고 말았다.

가수 이승환 씨도 무대에 올랐다. 이승환 씨는 “대통령에게 한 말씀 드리고 싶다”며 “그동안 대통령의 사라진 7시간에 대해 오해하고 있었다. 그 동안 21차례 보고를 받고 지시를 내려졌다고 하니 ‘할 수 있는 모든 조치를 다 취하라는 약속을 지키지 않으면 여기 있는 사람 다 옷을 벗을 거다’라는 팽목항의 약속을 지켜달라”고 말했다.

그는 ‘물어본다’, ‘fall to fly’, ‘dear son’을 비롯해 ‘어떻게 사랑이 그래요’를 부르며 시민들과 함께 했다.

범국민대회를 마친 시민들은 을지로와 종각을 거쳐 행진하며 특별법 제정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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