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부 할머니 위로 후 ‘평화 나비’ 배지 달고 미사 집전
프란치스코 교황은 4박 5일 방한의 마지막 일정으로 서울 명동성당에서 ‘평화와 화해를 위한 미사’를 집전했다.
이 자리에는 위안부 피해 할머니, 새터민, 납북자 가족, 밀양과 강정마을 주민, 용산참사 피해자, 쌍용차 해고 노동자 등 ‘평화와 화해가 필요한 사람들과 이를 위해 일하는 이들’ 천여명, 그리고 전국 16개 교구 성당 사무장 및 천주교 관계자 7백여 명이 초청됐다.
교황은 미사에 앞서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을 위로하고, 할머니들이 건넨 ‘희망 나비’ 배지를 제의복에 달고 미사를 집전했다.
교황은 미사 중 강론에서 60년 이상 지속되어 온 남북의 분단 현실을 상기하며 “죄 지은 형제들을 아무런 남김없이 용서하라”고 강조했다.
교황은 “만일 우리가 잘못한 사람들을 용서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면, 우리가 어떻게 평화와 화해를 위하여 정직한 기도를 바칠 수 있겠느냐”고 묻고, “예수님께서는 용서야말로 화해로 이르게 하는 문임을 믿으라고 우리에게 요청하신다. 그 화해시키는 은총을 여러분의 마음에 기쁘게 받아들이고, 그 은총을 다른 이들과 함께 나누자”고 요청했다.
그러면서 “이제 대화하고, 만나고, 차이점들을 넘어서기 위한 새로운 기회들이 샘솟듯 생겨나도록, 또한 도움이 필요한 이들에게 인도주의적 원조를 제공함에 있어 관대함이 지속될 수 있도록, 그리고 모든 한국인이 같은 형제자매이고 한 가정의 구성원들이며 하나의 민족이라는 사실에 대한 인식이 더욱더 널리 확산될 수 있도록 함께 기도하자”고 촉구했다.
한편, 이날 미사에는 박근혜 대통령을 비롯한 윤병세 외교부 장관, 류길재 통일부 장관, 김희정 여성가족부 장관 등이 미사에 참석했다.
이날 9시50분께 입장한 박 대통령은 제대 왼편에 마련된 주교단 좌석에 앉아 미사에 참석했으며, 교황이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와 시각장애인 등을 위로하는 모습을 조용히 지켜본 것으로 알려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