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 “아이들 식판 뺏어 사․자․방 덮으려는 꼼수.. 성공하지 못할 것”
무상급식 예산지원 중단을 돌연 선언한 홍준표 경남도지사가 “이제 무상급식·보육 등 무상복지 정책을 국가적 어젠다로 내세워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해야 할 때”라고 주장했다.
홍 지사는 9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무상급식, 무상보육 문제는 좌우문제, 보수진보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 재정 능력의 문제”라며 이같이 밝혔다.
홍 지사는 “무책임한 진보좌파가 이 문제를 보수진보의 가늠자로 삼고 있을 뿐”이라며 “또 이 문제를 정면으로 다루지 못하는 비겁한 보수도 이 나라를 파탄으로 몰고 가고 있는 방조범이다. 이제 이 문제를 국가적 아젠다로 내세워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 3일 홍 지사는 “감사 없는 예산은 없다”며 내년도 경남 지역 학교 무상급식 보조금 지원 중단을 선언했다. 경남교육청이 무상급식 보조금 집행 실태에 대한 도의 감사를 거부한 게 화근이었다.
홍 지사는 “(교육청의 감사 거부가) 대단히 유감스러운 일”이라며 “나는 무상급식을 약속한 사람도 아니고, 공약한 사람도 아니다. 감사를 안 받고 대등한 독립기관이라고 주장하려면 예산을 받지 말고 도교육청 예산으로 무상급식을 직접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홍 지사의 돌발 선언은 정치권에 파장을 일으켰다. 중앙 정부의 지원이 줄면서 예산 부족으로 허리띠를 졸라매야했던 경기, 인천, 울산 등 지자체가 교육청 예산 지원 중단을 선언했다. 교육복지와 관련된 파열음이 전국 곳곳에서 본격화 됐다. 이쯤되면 '나비효과'라 부를만 하다.
이처럼 무상급식·무상보육 등에 관한 예산 논란이 확산되자 청와대는 그 추이에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홍 지사 발언의 의미와 파장을 지켜보고 있다”며 각 지자체와 교육청의 예산 편성 문제가 박근혜 대통령의 대선 공약인 누리과정과도 연결된다는 면에서 관련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한편, 새정치민주연합은 “아이들 식판을 뺏는 대열에 당·정·청이 한꺼번에 나서며 비정한 정권의 민낯을 드러냈다”고 비난했다. 박완주 원내대변인은 10일 오전 브리핑에서 “(무상급식 논란은) 진보교육감 길들이기에 나서는 것이고, 사자방 비리를 덮으려는 꼼수”라며 “여당 박근혜 정부의 무상보육과 무상급식을 대립구도로 만들려는 저의가 무엇이든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