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제욱·옥도경 전 사이버사령관, 정치댓글 작전 진두지휘”

정치개입 오탈자까지 꼼꼼히 점검.. 매일 대면보고 받아

연제욱, 옥도경 전 국군사이버사령관이 지난 대선 당시 사이버사 530심리전단의 정치댓글 작전 상황을 매일 보고 받은 것으로 5일 확인됐다. 이들은 오전과 오후 두 차례씩 공식 회의석상에서 심리전단의 보고를 받으며 정치 댓글을 작성할 기사와 대응 방안 등을 승인했다.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새정치민주연합 김광진 의원이 국방부 검찰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연제욱 옥도경 전 사령관의 공소장에 따르면, 연 전 사령관은 지난 2011년 11월부터 1년간 매일 오후 5시 본인의 집무실에서 530심리전단의 보고를 받았다. 그는 심리전담장인 이 모씨 등을 만나 특정 정치인이나 정치 현안 관련 기사가 첨부된 대응작전결과보고서 초안을 검토했다.

(왼쪽부터)연제욱, 옥도경 전 국군사이버사령관.
(왼쪽부터)연제욱, 옥도경 전 국군사이버사령관.
공소장에 따르면 대응작전결과보고서는 대응주제, 비판내용(대응의 대상이 되는 기사의 내용), 대응 방향(작전지침), 대응결과(이슈에 대한 여론의 찬반 동향 및 변화 수치 기재) 등의 항목으로 구성됐다. 연 전 사령관은 보고서를 자필로 수정하거나 포스트 잇 등 메모지에 수정사항을 적어 체계적으로 정치개입활동을 지시했다.

또 매일 오전 6시 530심리전단 상황실에서 열리는 상황회의에도 참석해 야간에 종합된 댓글 수치가 포함된 대응작전결과를 보고받았다. 연 전 사령관은 전날 수행된 대응작전에 대한 승인과 유의사항 지시는 물론, 최종결과 보고서의 문맥, 오탈자 등도 꼼꼼히 점검했다.

연 전 사령관의 후임인 옥도경 전 사령관 역시 부임 1개월 동안 심리전단의 보고를 받았다. 그는 2012년 11월 부임한 이래 매일 오후 5시 대면보고를 받으며 사이버 심리전을 진두지휘했다.

옥 전 사령관은 연 전 사령관과 같은 방식으로 대응작전에 대한 승인 및 검토 내용 등을 확인 했다. 그는 지난해 10월까지 530심리전단 부대원 112명과 함께 총 5269회에 걸쳐 정치댓글을 공표한 것으로 조사됐다.

두 사령관에게 작전 상황을 보고해온 530심리전단은 대선 3개월 전인 2012년 9월부터 대응작전 결과보고서 작성을 전담하는 팀을 별도로 운영했다.

 ©강주희
 ©강주희
공소장에 따르면 530전단 부대원 122명은 1과(지원업무) 3대(정보검색·작전수행·매체제작)으로 나눠져 상부 지시에 따라 각종 인터넷 사이트와 SNS 등에 정치댓글을 포함한 동영상, 웹툰 등을 퍼날랐다. 이들은 매일 오후 3시 보고서 초안 작성을 위한 별도의 회의도 연 것으로 확인됐다.

국방부 검찰단은 4일 두 전직 사령관과 사이버심리전 작전 총괄 담당자 박모 현 심리전단장을 군 형법상 ‘정치관여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이는 지난 8월 입건 당시 국방부 조사본부가 적용한 ‘정치관여 특수방조’보다 한 수위 높은 혐의다.

국방부 검찰단은 “연 전 사령관과 옥 전 사령관은 매일 전 심리전단장으로부터 대응할 기사와 대응방안 등을 보고 받은 후 이를 승인했다”고 밝혔지만 구체적인 혐의 내용은 아직 공개하지 않았다. 검찰단의 재수사로 두 사령관이 정치개입을 진두지휘한 사실이 밝혀졌지만 10개월이란 장기 수사 기간에 비해 내용이 부실하다는 지적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대응결과보고서가 당시 국방장관이었던 김관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등 위선에게까지 보고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김관진 안보실장은 지난 2월 국방부 장관 신분으로 국회 대정부질문에 출석해 “정치댓글 등은 (장관)보고 대상이 아니다”라면서 “(대응작전을 보고받았다는 일부 언론 보도는) 잘못된 보도”라고 말했다.

그러나 지난해 전직 국군 사이버사령부 출신 고위 간부는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사이버사에서 매일 오전 7시 A4용지 2~3장 분량의 상황보고를 국방부 장관을 경유해 청와대에 했다. (정치글 작성과 밀접한) 심리전 관련 내용도 A4용지 1장으로 별도 보고를 했다”고 폭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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