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규직 1000만 시대 코앞.. 朴정부의 국민행복시대 가능할까?”
학교지킴이를 시작한 지 2달이 됐다. 교직생활 하다 정년퇴임을 한사람 즉 교장으로 정년퇴임한 사람이 아닌 평교사로 정년퇴임한 사람(교장출신은 지킴이를 원하지도 않지만 교장이 부담스럽다는 이유다)을 구하기 어렵다는 지인의 간절한 부탁을 받고 시작한 일이다. 내년 2월까지 6개월간 계약직이다.
생각이 짧아 갈아입을 바지도 준비하지 못해 젖은 바지를 입고 지킴이 실에 앉아 있으니 추워서 으스스 한기가 들었다. 2평도 채 안 되는 지킴이 실에는 온풍기가 설치되어 있었지만 그런 바람으로 옷을 말리기는 역부족이었다. 그것도 공기가 따뜻해지는데 3~40분정도가 지나서였다. 감기가 심하게 걸려 그날 저녁 밤새 기침에 끙끙 앓았다.
‘학교 지킴이’ 그는 누구인가? 학교마다 학교 입구에 ‘안내소’라는 4각형 유리 박스로 지은 2평도 채 안 되는 집에서 하루 5시간씩 근무하면서 주차관리와 학교 내외를 순시하며 학교폭력을 예방해야 하는 신종 직업이다. 학교라는 교육기관이기 때문에 가급적 65세이상 된 사람... 정년퇴임한 교사를 채용하고 싶어 한다. 이름은 ‘봉사직’이라고 하지만 따지고 보면 정부의 노동착취의 대상이다.
정부가 하는 꼴을 보면 용렬스럽다 못해 역겹다. 국민을 위해 국가가 존재하는가, 아니면 국가를 위해 국민이 존재하는지.. 국가는 국민들로 구성된 단체다. 국민 개개인의 행복을 지키고 보호하는 게 국가가 해야 할 가장 큰 책무가 아닌가? 그렇다면 지금 우리 사는 세상은 국가의 구성원인 개개인의 국민은 행복한가? 학교지킴이 뿐만 아니다. 현재 학교를 구성하고 있는 교직사회는 구성원은 비정규직 천국이다.
숙직근무요원은 저녁 5시부터 아침 8시까지, 공휴일이면 24시간 근무다. 근무시간이 길어도 수당을 더 주지 않는다. 명절이나 공휴일이 겹치는 날에는 2~3일 동안 하루 24시간 근무다. 학교근처에 식당이 없는 학교에는 집에서 밥까지 배달해 주어야 한다. 이 사람 월급은 한 달에 백만원이 채 안 된다. 청소하는 사람도 마찬가지다. 아침 8시부터 저녁 5시간 하루 9시간 근무에 받는 월급이라고는 80여만원.
그런데 놀랍게도 이 같은 비정규직 비율은 해마다 늘어나고 있다는 사실이다. 학교 회계직만 떼어보면 2008년엔 8만8689명이었는데 2013년엔 14만989명으로 5만2300명이 늘어났다. 최근 5년간 증가율은 59.0%였다.
이것도 모자라 앞으로 4년 동안 3,600명을 시간선택제교사로 채우겠다고 한다. “학생들은 교직원들을 포함한 어른들을 보며 꿈을 만들고, 이런 꿈을 가슴에 품고 자라난다. 학생들이 신분불안에 시달리는 교직원들과 생활하는 현실을 보고 무엇을 배우겠느냐?” 김정훈 전교조 위원장의 말이다. ‘국민행복시대’를 열겠다는 박근혜 정부에게 묻고 싶다. 박근혜정부가 만들겠다는 그 국민은 도대체 누구인가? 전체 교직원 중 비정규직 직원 40%, 비정규직 1000만시대가 코앞인데 모든 국민이 행복한 시대는 정말 가능하기나 한가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