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 의원 ‘뒷담화’ 쪽지 파문.. “쟤는 뭐든지 삐딱”

송영근·정미경 “사적인 대화” vs 野 “정치인 혐오감 키우는 메모”

국정감사 이틀째인 8일, 새누리당 송영근 의원과 정미경 의원의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폄하 쪽지를 두고 여야 의원들의 설전이 벌어졌다.

사건의 발단은 7일 국방위원회 국정감사장에서 시작됐다. 진성준 새정치연합 의원 발언 시간에 송 의원과 정 의원이 “쟤(진성준 의원)는 뭐든지 삐딱!”, “이상하게 저기 애들(새정치민주연합)은 다 그래요!”, “한명숙 의원이 19대 선거에 청년 비례대표 몫으로 김광진, 장하나 의원을 추천. 이들은 운동권, 좌파적 정체성이 주!”라고 적힌 쪽지를 주고받는 장면이 <오마이TV> 카메라에 포착됐다.

©오마이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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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의 쪽지가 언론에 공개되자, 이날 국방위 국정감사장에는 야당 의원들의 날선 질타가 쏟아졌다.

‘쪽지의 주인공’인 진성준 의원은 “저를 포함해서 새정치민주연합의 국회의원들이 모두 애 취급 당하고 삐딱하다는 것인지. 국방위에서 의정활동을 같이 하는 동료로서 심한 모멸감을 느낀다”고 분개했다. 

진 의원은 이어 “명예훼손에 대해서 정미경 의원께서는 경위를 설명해주시고, 납득할만하게 사과할 것을 요청한다”고 덧붙였다. 같은 당 안규백 의원도 “야당 의원들을 ‘저 애들 삐딱하다’고 표현한 것은 50세가 넘은 내가 봐도 낯뜨겁다”며 공식 사과를 요구했다.

야당의 항의에 정 의원은 “사적인 대화였다”며 “공개적으로 한 얘기가 아니지만 몰래 촬영된 쪽지가 공개돼 해당 의원에게 유감을 표명한다”고 사과했다.

그러나 송 의원은 “개인적으로 한 얘기에 대해 신상이 노출돼 유감”이라며 사과를 거부했다. 송 의원은 “의도적이고 공개적인 것이 아니었다. 악질적인 의도를 가진 것이라면 사과를 하겠는데 개인적인 귓속말 정도도 못 하냐”고 반박했다.

새누리당 송영근 의원(왼쪽), 정미경 의원.
새누리당 송영근 의원(왼쪽), 정미경 의원.
송 의원의 말에 새정치연합 김광진 의원은 “국회의원이 의사당 안에서 휴대폰을 보는 행위도 언론의 공적활동으로 이어지는 상황”이라고 강조한 뒤 “어떤 근거로 제가 ‘좌파적’인지를 설명 해달라”고 말했다.

송 의원과 야당 의원들의 설전이 끝을 모르고 이어지자 황진하 국방위원회장은 오전 10시 40경 결국 정회를 선언했다. 20여 분후 여야의 합의로 국감이 속개되자 송 의원은 “대단히 유감으로 생각하고 심심한 유감의 말씀을 드린다”며 “다른 의원들께도 국감에 차질이 발생한 것에 대해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고 공식 사과했다.

이에 대해 새정치연합 김영근 대변인은 오전 브리핑을 통해 “일부 새누리당 의원들의 민낯이 드러났다”고 비난했다. 김 대변인은 “의원들의 성향을 평가하는 것은 공화당 민정당에 뿌리를 둔 군사독재의 후예다운 모습”라며 “국회의원의 메모라고 믿기 어려울만큼 한심스러웠다. 정치인에 대한 혐오감을 키우는 메모내용”이라고 질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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