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디 23개 활동…경찰 “다른 사이트는 수사 안한다”
국가정보원 직원 김모(29‧여)씨의 글쓰기 형태와 비슷한 글들이 포털사이트 미디어다음의 토론게시판 ‘아고라’에서도 다수 발견됐다.
김씨 외에 다른 국정원 직원들 혹은 이들과 연계된 일반인들이 주요 인터넷 사이트에서 대선 기간 중 김씨와 비슷한 작업을 한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이 일면서 ‘국정원의 조직적 여론 조작 의혹’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다.
<경향신문>은 7일 김씨가 인터넷 커뮤니티 ‘오늘의 유머(오유)’에 올린 글과 내용, 작성 시기·방식 등이 비슷한 글이 ‘아고라’에서도 다수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김씨가 쓴 글의 주요 단어를 검색한 결과 아고라에서 김씨 글과 유사한 정치 관련 글을 작성한 아이디가 23개나 발견됐다. 해당 글은 대선을 3개월여 앞둔 지난해 9월부터 12월까지 작성됐다. 그중 12개는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 사이에 회원을 탈퇴했고 7개 글은 삭제됐다.
그러나 아고라에서 회원 탈퇴했거나 삭제한 글은 구글 검색엔진을 이용한 정밀 검색인 ‘구글링’을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
글의 내용은 현 정부와 이명박 대통령에 대한 칭찬과 북한 관련 글이 다수로 국정원 요원 김씨의 글과 유사했다. ‘이명박 대통령 해외순방 찬양’, ‘원전 찬성’, ‘4대강 사업 칭찬’, ‘금강산 관광 재개 반대’, ‘한총련 비난’, ‘제주해군기지 찬성’ 등이 주요 주제였다.
일례로 김씨는 지난해 11월 6일 ‘오늘의 유머’ 게시판에서 이 대통령의 해외순방에 대해 “48번째 해외순방…정말 대단한 거 같다…칭찬해야 하지 않을까”라고 썼다. 아고라에서 발견된 아이디 ㄱ은 하루 앞선 11월5일 “이 대통령은 이미 48번째 해외순방이라고 하니 참으로 대단하다”고 썼다. 아이디 ㄴ은 11월6일 ㄱ이 쓴 글의 제목만 바꿔 그대로 올렸다.
또 김씨가 11월12일에 “태국에서 4대강 홍보는 당연한 건데 왜 욕을?”이라는 글을 ‘오유’에 올리자 다음날 ㄱ은 아고라에 “4대강으로 득 볼 일만 남았네!!!”라는 글을 올렸다.
<경향>은 이들 아고라 아이디 중 일부는 아이디끼리 서로 연계되는 기능인 ‘관심 있는’과 ‘관심 받은’ 기능으로 서로 얽혀 있었다고 보도했다.
ㄱ이 다른 3개 아이디의 관심을 받고 있었는데 이 중 2개는 비슷한 활동을 하다가 탈퇴한 회원인 것이다. 이들 아이디가 협업을 한 것 아니냐는 의심을 받을 수밖에 없는 정황이다.
그러나 경찰은 아직까지 이번 수사를 아고라 등 다른 사이트로 확대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고 <경향>은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