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거 살인죄, 조용히 해달라”.. 핵심 목격자 입막음 시도
선임병들의 집단 폭행 끝에 사망한 육군 28사단 윤모 일병이 숨지기 직전 “살려달라”고 애원했지만 가해 선임병들이 이를 무시한 채 구타를 계속한 사실이 추가로 드러났다.
또 가해 병사들이 자신들의 가혹 행위가 살인죄에 해당할 수 있다고 판단해 입막음을 시도하려 했던 사실이 핵심 목격자 진술에서 나와 향후 이들에게 살인죄가 적용될지 여부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31일 <한겨레>에 따르면, 지난 13일 군 검찰관들이 윤 일병 사건 보상 수사를 위해 핵심 목격자인 김 일병을 직접 방문 조사하는 과정에서 이 같은 진술을 확보했다. 김 일병은 윤 일병이 사망하기 직전 “저렇게 맞다가는 맞아서 죽든지, 윤 일병이 자살해서 죽든지 할 수 있겠구나”라고 생각했다고 진술했다.
지난 4월 6일 오후 4시, 김 일병은 이모 병장과 하모 병장, 이모 상병, 지모 상병 등 선임병들이 김 일병을 괴롭히는 소리에 잠을 깼다.
냉동식품을 먹던 중 이 병장이 “음식을 쩝쩝거리면서 먹는다”며 윤 일병의 입에 음식을 밀어 넣은 후 주먹으로 가슴을 때렸고, 이에 다른 선임병들이 폭행에 가세하거나 망을 봤다.
이들은 힘이 빠지면 교대를 해가며 윤 일병을 폭행하면서 강도를 높였다. 이 병장은 윤 일병에게 침상을 오르내리도록 하는가 하면 의무대 안을 뛰어다니게도 했다.
윤 일병이 침상 위에서 가쁜 숨을 몰아쉬며 ‘물이 먹고 싶다’고 하자 이 병장은 3초 줄 테니 물을 먹고 오라고 했다. 윤 일병이 필사적으로 달려갔지만 3초 안에 물을 마시는 것은 불가능했다.
또 다시 주먹질이 계속됐고, 결국 윤 일병은 다리가 풀려 소변을 지리며 침상에 쓰러졌다. 김 일병은 윤 일병이 사경을 헤매며 마지막으로 한 말도 “살려주세요”였다고 진술했다. 그러나 이 병장, 이 상병, 지 상병은 돌아가면서 배와 가슴 등을 사정없이 폭행했다. 결국 쓰러진 윤 일병은 깨어나지 못했다.
또 가해 병사들은 자신들이 살인을 저지른 사실을 알고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 병장 등은 윤 일병이 사망한 다음 날 김 일병에게 “제발 조용히 해주세요. 이거 살인죄예요”라고 하는가 하면 “그때 김 일병은 자고 있었던 걸로 하자”고 입막음을 시도했다. 김 일병은 이들이 윤 일병의 수첩과 노트를 찢거나 윤 일병의 물건을 담아 어디론가 가져갔다고 말했다.
한편, 김 일병의 진술 내용을 접한 네티즌들은 가해 병사들의 잔혹한 구타 행각에 “엄중하게 처벌해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네티즌들은 “아직도 살인죄를 적용할지 검토 중이라니..군 범죄를 수사하는 독립된 기관이 필요하다니까”(anew*****), “법이 허용하는 최고 형량을 선고해 주세요”(오드리**), “이게 살인 아니면 대체 뭔데? 고문치사?”(아픈***), “이 사건 만큼은 꼭 지켜볼 것이다! 꼭 이번만큼은 확실히 관계자 전원 중징계 처벌하라”(젤*) 등의 반응을 보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