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 “임 병장, 동료에 무시·따돌림 당해” 결론

메모도 공개.. “사는 게 죽는 것만큼 고통”

강원도 고성군 22사단 GOP(일반전초)에서 총기 사건을 일으켜 전우들을 살해한 임모 병장이 간부와 동료 병사들로부터 무시와 따돌림을 당해온 것으로 합동수사본부 수사결과 드러났다.

육군본부 헌병실장 선종출 준장은 15일 오후 국방부 브리핑실에서 ‘GOP 총기사고’의 합동수사 결과 발표를 통해 “임 병장은 사건 당일인 지난달 21일 오후 4시 이후 초소 순찰 일지 뒷면 겉표지에 자신을 빗댄 그림이 더 늘어난 것을 보고 입대 후 일부 간부와 동료 병사들로부터 무시나 놀림을 당하는 등 스트레스를 받았던 일을 회상하면서 범행을 저질렀다”고 전했다.

이어 “순찰 일지에는 소초원들의 특성을 묘사한 캐리커처 형식의 그림이 그려져 있는데 임 병장에 대해서는 엉뚱하고 어수룩한 캐릭터의 ‘스펀지밥’과 라면을 좋아하는 것을 희화화한 ‘라면전사’ 등으로 그렸다”면서 “임 병장은 다른 소초원과 달리 이로 인한 스트레스를 받아왔다고 진술했다”고 설명했다.

또 “임 병장은 ‘이런 상태로 전역해 사회에 나가도 살 수가 없다’, ‘동료들을 모두 죽이고 나도 죽을 생각’으로 범행을 저질렀던 것으로 조사됐다”고 덧붙였다.

ⓒ 'KBS'
ⓒ 'KBS'

임 병장이 자살 시도 직전 작성한 메모도 공개됐다.

임 병장은 “모두에게 미안하다.. 그들이 어떤 잘못을 저질렀건 살인을 저지른 건 크나큰 일이지만 누구라도 나와 같은 상황이었다면 사는 게 죽는 것만큼이나 고통스럽고 괴로울 테니까”라며 “나에게도 잘못이 있지만 그들에게도 잘못이 있다”고 적었다.

이어 “무심코 던진 돌에 개구리가 죽는다는 말이 있고 어린애들이 장난삼아 개를 괴롭히거나 곤충이나 벌레를 죄의식 없이 죽이는 것처럼 자신이 한 행동이 상대방에게 얼마나 많은 고통을 주는지 그들은 헤아리지 못했다”고 적었다.

선 준장은 “메모에 적힌 ‘그들’이란 어릴 때부터 지금까지 자신을 괴롭혔던 모든 사람들을 지칭한 것”이라며 “메모를 남긴 이유는 ‘그들’로 표현된 사람들의 행동이 자신에게 얼마나 큰 고통을 줬는지 공개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작성한 것으로 진술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초원 6명이 임 병장을 희롱하고 별명을 부르는 등 가혹행위를 한 정황이 드러났으나 임 병장이 이들에 대한 처벌을 원하지 않아 소속부대에서 징계하기로 했다.

* 이 기사는 인터넷 뉴스 신문고(http://www.shinmoongo.net/sub_read.html?uid=60490)에도 함께 게재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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