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촌호수 수위 변화 영향 ·지하수 흐름도 제대로 분석 안 해
롯데 측이 ‘제2롯데월드’ 건축 허가를 받기 위한 환경영향평가를 작성하며 석촌호수 수위에 끼치는 영향과 지하수 흐름을 제대로 분석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7일 <경향신문>이 입수한 환경영향평가서를 보면 지하수에 대한 평가는 지하수 유출 및 지하수 이용에 미치는 영향, 토공작업 시 강우로 인한 우수유출량 및 토사유출에 의한 영향, 현장 투입인원에 의한 오수발생량, 지하수위 변화 대책 등에 불과하다.
롯데 측은 바로 도로 하나를 사이에 두고 맞붙어 있는 석촌호수의 수위 변화에 어떠한 영향을 끼칠지에 대한 분석은 없었다. 평가서에는 “사업지구와 인접해 석촌호수가 위치하는 것으로 조사됐다”는 언급과 2008년부터 4일간 수질조사를 한 것이 전부.
이에 대해 박창근 관동대 토목공학과 교수는 “석촌호수는 주변에서 가장 큰 수원이고 주변 지하수위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당연히 이와 관련된 영향평가를 했어야 한다”면서 “환경영향평가서를 보면 터파기 공사에 따른 지하수 유출량 수치 등은 계산되어 있지만 공사가 주변 지하수 흐름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선 부족하다”고 <경향>에 지적했다.
박 교수는 제2롯데월드 공사 때문에 석촌호수 수위가 낮아졌고 이 일대 지하수 흐름까지 바뀌어 땅속에서 지반침식이 일어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도로는 물론, 저층 건물들은 지반침식에 따른 싱크홀 위험을 안고 있다고 보고 있다.
롯데 측은 환경영향평가서를 통해 차수성이 높은 흙막이 공법을 시행하면 지하수 유출을 하루 최대 163t까지 줄이고 주변 지반침하도 최소화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롯데 측은 이를 위해 실제 1m 두께의 차수벽을 설치했지만 최근 제2롯데월드 공사장의 지하수 유출량은 하루 600~700t에 달하면서 롯데 측의 환경영향평가 예측이 틀렸음을 시사하고 있다.
이와 관련, 서울시 물관리정책과 관계자는 “환경영향평가 당시 지하수 영향 예측과 저감대책 내용이 들어가 있어서 법적으로는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서울시는 최근 잠실 일대에서 잇따라 발생하는 싱크홀로 생기는 시민들의 불안 때문에 전문기관을 선정해 이르면 이달 말부터 9개월 동안 공사 현장과 석촌호수 수위저하, 싱크홀 발생의 상관관계를 규명할 계획이다.
롯데그룹도 시민들의 우려에 뒤늦게 자체 조자에 나설 예정으로 전해졌다. 롯데 측은 주민들의 불안감 해소를 위해 세계적 지질회사와 한국지반공학회에 지하안전에 대한 용역을 줬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