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태훈 소장 “야만적‧반인륜적 사건.. 간부들 인사상 불이익 우려?”
선임병사의 무차별적인 집단폭행으로 사망한 28사단 윤모 일병 사건에 대해 말단 병사에서부터 간부까지 조직적으로 사건을 은폐하려 했던 것으로 드러나 파문이 일고 있다.
5일 <국민일보>에 따르면, 윤 일병이 숨지자 가해자인 주범 이모(25) 병장과 하모(22) 병장, 이모(21) 상병은 당일 오후 연천의료원 주차장에서 “윤 일병이 냉동식품을 먹다 죽은 걸로 하자”고 말을 맞췄다. 이들은 사단 헌병대에서도 냉동식품 때문에 사망했다고 주장했다.
자대에 복귀한 이 병장은 공범인 지모(21) 상병에게 함구령을 내렸고, 입실환자였던 김모 일병에게는 “(사건이 났을 때) 자고 있었던 걸로 해 달라”고 강요했다. 지 상병도 김 일병에게 “너만 입 닫으면 잘 마무리된다”며 비밀 유지를 당부했다.
윤 일병이 폭행을 당했다는 전화 제보를 받은 김모 포대장이 면담했을 때도 가해사병들은 거짓말을 일삼았고, 증거인멸을 위해 윤 일병의 군용수첩을 찢어버리기도 했다.
이 병장은 “냉동식품 하나에 이렇게까지 될 줄 몰랐다”고 했고, 하 병장은 “원인 모를 이유로 (윤 일병의) 맥박과 호흡이 가팔라졌다”며 “분위기도 화목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사단 헌병대는 윤 일병이 전날 밤 선임병들로부터 폭행당했다는 것을 알았고 숨진 당일 오전에는 구체적인 사항까지 확인했다고 <국민>은 전했다. 육군 지휘부는 7일 오후 2시쯤 사건을 보고받았다. 하지만 육군은 이날 오후 언론에 윤 일병 사망 사건 발표를 하면서 가혹행위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더욱이 사단본부는 사건 발생 후 외부로 알려지는 것을 막기 위해 장교들의 휴대전화를 수거했다. 육군 관계자는 수사 차원이라고 했지만 <국민>과 통화한 군 소식통은 “사건 뒤 파장이 클 것을 우려해 수거한 것으로 안다”며 “언론의 관심이 클 것으로 봤지만 같은 달 16일 터진 세월호 침몰 사고로 관심을 끌지 못했다”고 말했다.
윤 일병의 사망사건 전말을 밝힌 군인권센터의 임태훈 소장도 은폐 의혹을 제기했다.
임 소장은 이날 <평화방송> ‘열린세상 오늘 서종빈입니다’에 “제가 28사단장과 육군단장과 직접한 통화에서도 그분들은 성추행에 대해 처음 듣는 얘기라는 놀라운 반응을 보였다”며 “결국은 육군단 헌병대 대장이 수사본부장인데 이 사람들이 사단장과 군단장에게 제대로 된 보고를 하지 않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임 소장은 군이 은폐를 한 이유에 대해서는 “이 사건이 너무나 야만적이고 반인륜적이기 때문에 사실상 밝혀지게 되면 아무래도 인사상 불이익을 받을 수 있는 높은 사람들이 제대로 수사제의를 하지 않았을 여지가 크다고 보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네티즌들은 은폐 의혹이 불거지자 분노를 표출했다. 한 네티즌(이카**)은 “군의 폐쇄성.. 감사원 같은 기관이 만들어져서 감사를 철저히 해야 한다”고 비판했고, 또 다른 네티즌(무**)은 “아들을 군대에 보내지 맙시다. 저게 사람 사는 곳이냐?”라고 일갈했다.
이 밖에도 “투명하게 하는 일이 군이 살 수 있는 길”(흐르**), “사건 축소 은폐하지 말고 이번 기회에 관련자 문책하고 짤라라”(자아를****), “임병장과 윤일병과의 차이점은 하나는 맞대응한거고 하나는 처절하게 당하다가 돌아가신거네! 원인과 과정은 같았는데 결과가 천지차인데 어떻게 해결할거야 국방부야!”(저장*), “살인죄 적용하고 간부들은 공범으로 부대장들은 연대책임물어라”(청*), “보안이라는 이름으로 쉬쉬한 것들이 숱하게 많겠지”(바람**) 등의 비난 글들이 잇따라 게시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