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항 끝에 해수부·해경 국조 기관보고 진도현장으로 결정

실종자 가족들 “이 상태로 가면 우리들도 죽는다” 호소

세월호 국조 특위 새누리당 위원들이 해양수산부와 해양경찰청에 대한 기관보고를 진도 현장에서 해달라는 실종자 가족들의 요구를 수용했다. 이에 두 기관에 대한 기관보고는 다음달 1일과 2일 진도에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27일 오후 진도실내체육관을 방문한 여당 국조 특위 위원들과 실종자 가족들이 가진 간담회 자리에서 심재철 위원장은 “여야 간 간사협의를 해서 진도에서 할 수 있도록 협의하겠다. 형식적으로 여야 합의절차가 있어야 하고 의결절차도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 go발뉴스
ⓒ go발뉴스

하지만 이날 여당 위원들이 이러한 요구를 받아들이기까지 오랜 시간 난항을 겪었다.

한 실종자 가족이 “기관보고를 진도에서 하면 안 되나. 안되면 이유가 무엇인가”라고 묻자 심 위원장은 “(서울로) 올라가서 (야당과) 논의를 해봐야 한다”고 답했다.

이에 해당 가족은 “야당은 진도에서 해도 충분하다고 이야기 했다. 저번처럼 그렇게 말을 하고 서울가버리면 상황은 변한 게 없을 거 아닌가. 실종자 수색이나 국회나 똑같이 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진도에서 기관보고를 해달라고) 그렇게 부탁을 했는데 그것 하나 못 들어주나. 왜 그렇게 가족들 가슴을 아프게 만드나”며 안타까워했다.

또 다른 실종자 가족은 “최근에 수습된 아이 사진을 보고 사흘째 잠도 못자고 밥도 못 먹고 있다. 보지 말았으면 좋았을 텐데 다급한 마음에 봤다”며 “수면제를 먹어도 수면제 효과가 없다. 머리로만 도와준다고 하지 말고 가슴으로도 도와달라”라고 호소했다.

이어 “예쁜 아이 모습이 어떻게 된 줄 아느냐. (그 모습을 보고) 먹을 수도 없고 잘 수도 없다. 이 상태로 가면 우리들도 죽는다. 가족들이 보는 앞에서 기관보고를 진도에서 한다는 말을 해달라”라고 거듭 요구했다. 하지만 심 위원장을 비롯한 다른 여당 위원들은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 go발뉴스
ⓒ go발뉴스

이후 심 위원장과 여당 의원들은 잠시 이야기를 나누고 “세월호 특위와 별도로 국회 상임위원회가 같은 날 열리는데 특위와 상임위 둘 다 참여해야하는 의원들이 있기 때문에 진도 기관보고는 어렵다”며 해수부 장관과 해경청장, 기타 가족들이 원하는 공무원들을 제외하고 기관보고를 실시하겠다는 절충안을 내놓았다.

그러나 실종자 가족 법률 대리인을 맡고 있는 배의철 변호사는 “기관보고를 여의도에서 할 수밖에 없다는 전제 자체가 잘못된 것”이라며 “현재 가족들 입장으로서는 절충은 없다”고 반대했다.

또한 배 변호사는 “기관보고를 국회방송이 생중계를 해야 하는데 방송 시스템을 이유로 진도 기관보고가 어렵다고 들었다”며 “하지만 방금 국회방송에 전화해본 결과 과거 지방에서 국정조사를 중계한 선례가 있다는 걸 확인 했다. 가족들이 이해할 수 없는 이유를 들며 진도 현장 기관보고를 반대하는 건 납득할 수 없다”고 질타했다.

이처럼 가족들의 거듭된 요구에 여당 위원들은 결국 여당 간사를 맡고 있는 조원진 의원과 통화한 후 야당 측과 협의해 진도 현장 기관보고를 진행하기로 하고 심 위원장이 가족들에게 그 자리에서 확답했다.

한편 가족들과의 간담회가 예상보다 길어진 여당 위원들은 비행기 시간을 이유로 예정된 목포해경과 해군3함대를 방문하지 않고 바로 서울로 향한 것으로 전해져 생색내기 현장조사 아니냐는 비판을 받았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고발뉴스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및 활용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