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실종자 시신 유실 가능성 ‘현실화’ 우려

범대본 오락가락 브리핑.. 가족들 “진실 없어, 못 믿겠다”

5일 세월호 사고 해역에서 약 40km정도 떨어진 해상에서 일반인 실종자 한 구가 발견됐다. 이에 실종자 가족은 진도를 방문 중인 ‘세월호 침몰사고 진상 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이하 특위)와의 간담회 자리에서 범정부사고대책본부의 허술한 유실방지 대책을 힐난했다.

한 실종자 가족은 이주영 해양수산부 장관에게 “우리 실종자 가족들이 가장 걱정하는 것은 모든 일은 마무리 됐는데 가족을 못 찾는 것”이라며 “15명 남은 사람들 다 찾아가면 좋겠지만 누가 될지 모른다. 그렇게 되면 어떻게 책임 질 것이냐”며 답변을 요구했다. 

이에 이 장관은 “오늘 발견된 실종자 유실 경위는 추정만 할 수 있을 뿐이다. 다만 최근 비바람이 심하게 치는 기간 동안 유실 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마지막 한 명까지 찾는 것을 목표로 수색을 하고 있다. 최선을 다 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에 실종자 가족은 “그건 대답을 회피하는 것이나 다름없다”며 “그 동안 정부를 믿고 정부 말은 다 들었다. 잠수사들 안전에 방해될까봐 정부 말을 따라왔다. 그런데 결국 시신이 유실되지 않았느냐”고 따져 물었다.

이어 “여기 계시는 여야 의원님들 잘 들어라. 우리가 (사고) 51일이 될 때까지 정부한테 들은 말은 ‘어떻게 하겠습니다’,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이런 말만 반복했다”고 지적한 뒤 “이제는 아이의 뼈조각이라도 거둬보고 싶은 것이 지금의 심정”이라며 “하지만 오늘부터 잘 때는 또 다른 두려움을 안고 자야한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 go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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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종자 가족들이 지적한 시실 유실 가능성은 이미 예견된 바 있다.

지난 1일 기상악화로 수색이 중단됐을 당시 가족들은 시신유실 우려가 있으니 깨진 창문 등을 그물망으로 막아달라고 요청했었다. 하지만 대책본부는 지난 4일 뒤늦게 시신유실 가능성이 있는 곳을 그물로 막는 조치를 취했다. 그러다 지난 3일 동거차도에서 구명동의 10벌이 발견되자 가족들의 분노는 더욱 높아졌다.  

전날 범대본은 가족브리핑에서 구명조끼 10벌이 3일 동거차도에서 발견됐다고 실종자 가족들에게 설명했다. 이에 실종자 가족들은 깨진 창문 등을 막지 않아 배에서 유실된 것이 아니냐며 시신 유실 가능성에 대한 우려를 표하자, 그 때서야 대책본부는 (구명동의)가 3일 동거차도가 아닌 이미 지난 4월19일에 발견된 것으로 해군 특전사와 해경으로부터 인계를 받는 와중 착오가 생겼다고 해명했다. 

범대본의 오락가락 브리핑이 실종자 가족들의 불신을 키운 셈이다.

또 4월 19일 처음 구명동의를 발견한 해군 특전사 관계자가 “구명동의를 발견해 해경에 넘기려고 했으나 당시 해경이 유류품으로 판단하지 않아 유실 목록에 기재하지 않았다”며 “그동안 임의로 보관하고 있다가 이번에 임무가 끝나면서 인계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자 세월호 희생자 가족대책협의회 대변인 유경근 씨는 “이런 답변, 들으나마나 거짓말”이라며 “팽목항에 있는 유실물 보관물 컨테이너 밖에 있는 그물이나 빗자루 등 쓰레기들도 해군에서 유류품이라고 수거한 것이라고 했다. 실적이기 때문에 가져다 줘야 한다고 했는데 세월호라고 적혀있는 구명동의를 유류품으로 판단하지 않았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거세게 항의했다.

유 대변인은 또 앞서 이 장관이 “(시신이) 날씨가 안 좋았을 때 유실 됐을 것”이라 답한 것에 대해 “대단히 실수 하시는 거다”라며 “22일 범대본 고명석 대변인이 브리핑에서 5층 1명, 4층 9명, 3층 6명, 잔류 추정이라 말했다. 심지어 16명 모두 어느 방, 몇 명까지 확인 했다. 위치까지 알고 있으면서 왜 배 전부에 유실 그물을 설치하나”라고 힐난했다.

한 실종자 가족은 “단 하나의 진실도 없다. 지금 사람들 앉혀 놓고 장난하는 거냐”며 자리를 박차고 나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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