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승덕-문용린 공방.. “국민 눈엔 진흙탕 개싸움”

뒤집기 나선 문용린, ‘굴러온 호재’에 반색

 
 

서울시 교육감 선거에 뛰어든 고승덕 전 새누리당 의원. 여론조사에서 현 교육감인 문용린 후보를 여유 있게 앞서 나갔다. 문 후보가 누릴 수 있는 현역 프리미엄은 ‘고시 3관왕 고승덕’이라는 ‘알려진 얼굴’ 앞에 맥을 못 췄다.

‘고승덕 딸 사건’, 그 배경이 궁금하다

하지만 경쟁후보들에 의해 그의 가족사가 ‘네거티브 전략’의 소재가 되며 ‘고승덕 절대우세’라는 판세가 흔들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주부들에게 평판이 좋은 고 후보는 자신의 지지율 하락을 막아내고 ‘백중 우세’를 지켜나갔다.

이런 상황에서 ‘고승덕 딸’ 사건이 터진 것이다. 고 후보의 장녀로 알려진 캔디 고(고희경)은 3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서울 시민에게(To the citizens dof Seoul)’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이 글에서 고씨는 “그는(고승덕 후보) 자신의 아이들을 돌보지 않았고, 자신의 아이들을 교육하지 않았다”며 “교육감으로 자격이 없다”고 주장했다.

고씨는 자신의 글에서 1998년 어머니와 함께 미국으로 온 이후 아버지로부터 방치된 채 살아왔다며 고 후보를 신랄하게 비난했다. “자신의 자식조차 포기한 채 가르치지 않은 사람이 어떻게 수도 서울의 교육을 책임질 수 있겠느냐”며 고 후보 이외의 사람을 교육감으로 뽑아 달라는 부탁으로 글을 맺었다.

선거 5일전 국민에게 선보인 ‘막장 드라마’ 한편

‘자식을 포기한 비정한 남자’로 아버지를 국민 앞에 공개 고발하며 불과 선거 5일전 폭발성이 강한 글을 올린 것이다. 이걸 어떻게 봐야 할까. 비정한 아버지에 대한 딸의 복수극이라고 보기엔 납득할 수 없는 게 한둘이 아니다.

아버지의 정치생명을 끊어 놓고야 말겠다는 증오심은 어디서온 걸까. 버림받았다는 생각 때문에 그런 걸까. 양육권을 넘겨준 아버지가 해외에서 외국인처럼 살아가는 ‘재벌가 외손녀 딸’에게 해줄 건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고씨는 똑똑하고 현명한 젊은 여성으로 알려졌다. 그런 그가 이런 식의 막가파식 공개 복수를 하다니 이해하기 어렵다. 게다가 왜 하필 이때일까.

 
 

코앞에서 당선증을 놓치게 된 고 후보가 가만히 있을 리 없다. 기자회견을 열어 “딸이 그런 글을 쓴 배경에는 전처 집안인 고 박태준 포스코 명예회장의 아들과 문용린 후보의 야합에 기인한 게 아닌지 의심된다”며 의혹을 제기했다.

고승덕 반격 “경쟁상대의 정치공작” “딸 주장 사실 아닌 부분 있어”

문 후보가 자신에게 불리한 판세를 뒤집을 목적으로 고 후보의 전처 집안 사람들과 짜고 벌인 정치공작이라는 주장이다. 고 후보는 그 증거로 고 박태준 회장의 아들 박성빈씨와 문 후보의 친분관계에 방점을 찍었다. “박성빈씨가 문용린 후보에게 전화를 걸어 ‘미국에 있는 조카가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린다. 고승덕과 싸워줘서 고맙다. 이게 우리 집단의 뜻’이라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고 후보는 “미국에서 살자는 전처의 요구를 자신이 거절하자 전처가 아이들을 일방적으로 미국으로 데리고 간 것”이라며 재력과 권력이 있는 전처 집안에게 양육권을 빼앗긴 것이라고 말했다. 또 그 무렵 장인이었던 고 박태준 회장으로부터 신변 위협을 당하는 일까지 있었다며 “당시 집권여당 자민련 총재였던 고 박 회장이 사위인 자신이 야당인 한나라당 공천을 받자 자신을 납치하다시피해서 출마 포기 기자회견을 시켰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나이든 부모가 있는 한국에서 살기를 원했던 평범한 집안의 자수성가한 남자”였던 자신이 재벌 박태준가로부터 미움을 받게 된 건 그 집안의 말을 듣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말한 뒤 “지금 또 다시 공작정치의 폭풍 속에 외로이 서 있다”고 읍소했다. 딸과 연락을 끊고 지냈다는 건 사실이 아니라며 “종종 만났고 문자도 주고 받았다”고 반박했다.

문용린 ‘굴러온 호재’ 반색, 뒤집기 나서

경쟁자인 문용린 후보는 자신에게 굴러온 ‘호재’를 놓치지 않았다. “딸이 아버지를 흠집내고 아버지는 딸을 돌보지 않았다”며 “이것이 패륜의 한 모습”이라고 목청을 높였고, 고 후보를 향해서는 “책임감 없다”며 비난의 날을 세웠다.

또 고 후보를 세월호 선장에 비유하기도 했다. “고 후보가 딸을 돌보지 않는 것과 선장이 승객을 두고 도망친 것은 사회전반에 책임회피와 기강 해이가 만연해 있다는 것”이라며 말했다. 고 후보가 팬티 바람으로 도망친 이준석 선장과 마찬가지의 행동을 했다는 주장이다. 엉뚱하고 기막힌 연상능력이다.

아버지의 ‘반박 기자회견’이 나오자 딸은 언론과 인터뷰를 했다. 고 후보의 반박을 다시 반박하며 “그가(고 후보) 자신의 아이들을 돌보지도, 교육시키지도 않았다는 건 사실”이라는 주장을 거듭했다. 동시에 “그런 사람은 올바른 교육정책을 펼칠 수 없을 것”이라고 아버지를 ‘부적합자’로 규정했다.

 
 

‘사실상 문용린 후보를 지지하기 위해 쓴 글이 아니냐’는 기자의 질문에는 가타부타 즉답을 피했지만 “외가 친척들은 제 글에 전폭적인 지원을 보냈다”며 우회적 답을 내놓았다. ‘고승덕 낙선’을 위해 쓴 글이라는 얘기다. 그렇다면 문용린 지지’를 위해 쓴 거라고 해석해도 되지 않겠는가.

고승덕-캔디 고-문용린... 국민 눈엔 진흙탕 개싸움일 뿐

고승덕 후보 딸 공방은 진흙탕 암투를 벌이는 막장 드라마와 닮아있다. 정치권력과 돈, 그리고 자수성가한 똑똑한 남자. 그 남자의 타이틀을 필요로 하는 집안과 사랑 없는 결혼의 파국에 오래된 증오심과 복수극까지. 이쯤이면 ‘막장 드라마’ 한편 만들기에 충분한 소재다.

아버지를 증오하는 딸과 딸의 주장에 반박하는 아버지. 아버지의 당선을 막으려는 자식과 당선을 위해 자식을 거짓말쟁이로 몰아가는 아버지. 이틈을 이용해 딸과 아버지를 ‘패륜’으로 몰며 불리한 판세를 뒤집어 보려는 경쟁 후보.

한때의 남편이 망하는 걸 바라는 전처와 전처의 집안. 나빠지는 여론을 돌리기 위해 한세월 부부로 살던 전처를 비난하고, 한때 장인이었던 사람과 그 집안의 어두운 과거를 폭로하는 남자. 누가 덜하고 더한지 따질 필요도 없다.

고승덕 후보와 그의 딸, 그리고 문용린 후보가 벌이는 작태. 국민들의 눈에는 진흙탕 개싸움일 뿐이다. (☞국민리포터 ‘오주르디’ 블로그 바로 가기)

관련기사
저작권자 © 고발뉴스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및 활용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