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승덕 서울시교육감 후보가 조광작 한국기독교총연합회(이하 한기총) 부회장이 ‘막말’을 한 자리에 참석해 전교조에 특단의 조처를 취할 것임을 암시하는 발언을 한 사실이 알려져 물의를 빚고 있다.

23일 <한겨레> 보도에 따르면, 고 후보는 20일 오전 서울 종로구 한국기독교연합회관에서 열린 임원회의에 참석했다. 고 후보는 회의가 끝날 무렵 홍재철 한기총 회장의 소개로 회의 참석자들과 대화를 나눴고, 이 과정에서 “(교육감에 당선되면) 다른 것은 몰라도 전교조 문제만큼은 무슨 수를 쓰든 조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 고승덕 공식 홈페이지 화면 캡처

이를 두고 고 후보가 특정 종교단체를 찾아가 지지를 얻자고 이같은 발언을 한 것은 부적절하다는 비난이 일었다. 특히 이 자리는 세월호 참사 희생 학생들과 국민들을 모욕하는 발언이 나온 자리였다.

이에 전교조는 23일 논평을 내고 “고 후보는 6만 조합원들을 마치 범죄자로 취급하며 특별한 조치를 취하겠다는 망언에 대해 분명하게 해명하고 즉각 사과하라”고 비난하고 나섰다.

이들은 “고 후보는 이념이 아닌 인물과 정책으로 출마한다고 선언한 바 있다. 하지만 스스로 전교조 저격수로 자리매김하며 연일 전교조 비방으로 선거운동기간을 보내고 있는 조전혁 후보나 아쉬운 듯 또 다시 전교조 비방 카드를 꺼내 들며 선거에 활용하는 문용린 후보와 무엇이 다르냐”고 성토했다.

그러면서 “우익인사들과 결탁한 일부 후보들이 ‘전교조’를 선거에 악용하기 위한 각종 허위비방에 대해 명예훼손 및 선거법 위반 고소 등 단호하게 조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비난이 확산되자 고 후보는 YTN라디오 <신율의 출발 새아침>과의 인터뷰에서 “전교조 부분에 대해서는 어떤 대책을 가지고 임하겠다”고 표현한 것이라며“전교조의 문제점은 좌측 편향적인 교육을 하고 정치에 관해서 집단 행동하는 그런 부분들이 일부 잘못된 게 있다. 그 부분들을 바로 잡으려고 하니까 결국은 진영논리를 해소하겠다고 하는 큰 테두리 안에서 이해해달라”고 해명했다.

고 후보는 이날 오후에도 자신의 페이스북를 통해 “전교조에 대한 저의 생각은 교육의 정치적 중립 차원에서의 의견이었다”며 “정치중립을 해치는 교육과 같은 일부 잘못된 부분에 대해 고쳐나가 우리의 아이들이 올바른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어가겠다는 것”이라고 거듭 주장했다.

그러나 이 같은 고 후보의 해명에도 비난의 목소리는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해당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은 “전교조 문제는 무슨 수를 쓰든 조치를 한다니, 국민을 통치의 대상으로 본다는 게 확인된 순간이다”(@accom****), “당선되면 전교조 문제만큼은 무슨 수를 쓰든 조처할 계획이다라고? 초등학교 반장선거에나 어울릴 수준”(@korea*****), “무슨 수를 쓰든 전교조를 조처해버리겠다니.. 서울시 교육감 후보 고승덕 당선되면 이 나라 교육이 어찌 되겠나”(@javar***), “할 말을 잃게 만드는 보수들이네요”(@inp***)등의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