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습기 살균제가 폐 손상의 직접적인 원인이 될 수 있다는 정부의 첫 공식 조사결과가 나왔다.

11일 <연합뉴스> 등에 따르면, 보건복지부 질병관리본부는 폐손상 조사위원회(공동위원장 백도명·최보율)를 통해 지난해 7월부터 진행해온 가습기 살균제 피해 조사를 마무리하고 결과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질병관리본부와 시민단체를 통해 공식 접수된 361건의 의심 사례 가운데 가습기 살균제로 인한 폐손상이 거의 확실한 사례가 127건, 가능성이 큰 사례가 41건이었다. 의심 사례의 절반 가까이가 실제 피해 사례일 가능성이 큰 것이다.

특히 의심 사례 가운데 이미 환자가 사망한 104건 중에는 절반 이상인 57건이 가습기 살균제로 인한 폐손상 사망이었다. 가능성이 작거나 거의 없는 사례는 각각 42건, 144건으로 확인됐다.

이번 조사는 백도명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를 조사 책임자로 의학, 환경보건, 독성학 등 각계 전문가와 시민단체가 참여했고 개인별 임상, 영상, 병리학적 소견과 함께 가습기 살균제 사용력을 종합해 결과를 도출했다.

이번 조사에서 피해를 인정받은 사람은 별도의 조사 없이 환경보건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정부로부터 의료비와 장례비를 지급 받게 된다.

▲ 가습기 살균제 피해신고 제품들 ⓒ환경보건시민센터

또한 이번 조사에 신청하지 못한 사람 가운데 가습기 살균제로 인한 피해가 의심되는 사람은 환경부에서 수행 예정인 추가 조사에 신청하면 피해 여부를 조사 받을 수 있다.

정부가 첫 공식 결과를 내놓으며 피해자를 지원할 방침을 밝혔지만 소비자들은 여전히 분통을 터트리고 있다. 가해자 처벌 등 명확한 책임 규명이 아직도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한 네티즌(천사**)은 “하늘나라로 먼저간 우리 아기는 어떻하나요.. 가해자 처벌은요.. 아직도 사과 한마디 못 들었습니다”고 한탄했고 또 다른 네티즌(팅*)은 “그런 살인살균제를 K마크 찍어서 허가해 준 식약청과 정부는 책임이 없는 것인가?”라고 분노했다.

이밖에도 “의료비와 장례비로 끝내려구? 죽은 사람이 몇 명인데 일처리를 이렇게 하나”(김**), “여긴 대한민국입니다. 미국이었다면 수조원 대의 피해보상 소송이 일어날 일이지만 이 나라는 다 먹통임”(다소용****), “이거 다른나라 같으면 회사 망했다”(슈**), “장례비용과 의료비용만? 사망자와 살아남은 자에 대한 보상은??”(라흐마***) 등의 비난 글들이 게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