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행정부지사 출신이자 새누리당 박찬식 제주도당 고문이 ‘4·3 국가추념일’을 비난하는 망언을 해 파문이 일고 있다. 새누리당은 출당, 제명 조치하겠다며 긴급진화에 나섰다.

<뷰스앤뉴스>에 따르면 박 고문은 18일 언론기고문을 통해 “국가가 4월 3일을 추념일로 지정한다면 4월 3일 이후의 국가공권력에 의한 과잉 진압과정에서 억울하게 희생된 자를 추념하는 것이 아니라 지서를 습격한 ‘공산주의자들’을 추념하는 것이나 다름없다”며 “이는 국가가 자유민주주의 헌법정신을 스스로 부정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4월 3일은 남로당이 지서를 습격한 날이라며 희생자가 가장 많이 발생한 날 등을 택해 추념일로 지정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박 고문은 “만약 정치권 등 사회일각에서 근거도 없이 추념일을 4월 3일로 지정할 것을 주장한다면, 이는 억울하게 희생된 자를 추념하는 것이 아니라, 4.3을 이념적 정략적으로 이용하려는 의도가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 ⓒ 새누리당 제주도당 홈페이지

박 고문의 발언으로 인해 제주도는 발칵 뒤집혔다. 민주당 제주도당은 즉각 논평을 내고 “4·3을 추념일로 지정한다면 공산주의자를 추념한다는 망언을 쏟아낸 박찬식 새누리당 제주도당 고문은 4·3유족과 도민 앞에 머리 숙여 사죄하라”고 강력하게 요구했다.

민주당 제주도당은 이어 “국가 차원의 추념일 지정 추진이 이뤄지는 마당에 집권여당의 인사가, 그것도 다른 지역도 아닌 제주도당의 고문이 성명을 통해 이런 망언에 서슴없이 나선다는 것은 매우 심각한 일”이라고 힐난했다.

파문이 확산되자 새누리당 제주도당은 19일 박 고문을 출당, 제명 조치하겠다며 긴급진화에 나섰다.

특히 새누리당은 오는 4월에 있을 4·3추념일에 박근혜 대통령이 추념행사에 참석해달라고 요청하는 등 지방선거에 최대한 유리한 국면을 조성하기 위해 노력 중이었다. 하지만 박 고문의 망언으로 역풍이 불 것을 우려하며 전전긍긍하는 분위기인 것으로 전해졌다.

새누리당 제주도당은 보도 자료를 내고 “박 고문의 4.3 관련 망언은 매우 당혹스럽고 유감스럽다”며 "대꾸할 일고의 가치도 없는 개인의 궤변,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라며 개인 차원의 망언이라고 선을 그었다.

제주도당은 이어 “조속한 시일 내에 도당 윤리위원회를 소집해 박 고문을 제명하고 출당하기 위해 관련절차에 착수하겠다”고 밝혔다.

네티즌들도 “새누리당에서 망언을 안 하는 게 더 이상할 듯”(seo****), “이 사람은 그냥 교학사교과서가 서술한대로 얘기한 것뿐인데 왜 자른다고 난리지?”(pcw****), “그래, 그래야 새누리당답지. 저런 상식과 이념을 가지고 어떻게 거대정당의 지역고문을 맡을 수 있나. 역시 새누리당기에 가능하다”(눈온****), “5.16을 혁명이라 하지. 4.3추념일 폄하발언 하지. 그래도 우리가 남이가?”(얼음****), “제주도민 여러분. 선거 때만 되면 추모 어쩌고 하지만 새누리당의 근본 생각은 절대 안 바뀝니다. 그들 머릿속엔 4.3의 희생자들은 모두 빨갱이와 그에 동조하는 사람들로 박혀 있습니다. 제발 투표 제대로 합시다”(부가****)라며 새누리당을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