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슬> 흥행, ‘4.3문화예술진흥기금’ 설치도
제주 4.3 민중항쟁 기록물을 유네스코 기록유산으로 등재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제주4.3평화재단은 22일 ‘4.3 기록물의 유네스코 기록유산 등재’에 대한 도민 공감대 형성을 위해 제주도의회와 함께 ‘새 정부의 4.3해결과제 및 4.3기록물의 유네스코 기록유산등재’ 주제 정책 세미나를 열었다.
앞서 제주 4.3 항쟁은 1947년 3월 제주도에 발생한 좌익세력이 일으킨 무장봉기에 대해 1948년 4월 3일, 당시 군정 경찰과 극우세력이 무고한 제주도 민간인들 3만여명을 무자비하게 진압한 사건이다.
현재까지 국내의 유네스코 기록유산 등재는 총 9건이지만 현대사 부분은 5.18 광주민주화 운동 뿐이다. 평화재단은 유네스코 기록유산 등재는 “공신력 있는 국제기구가 4.3역사를 공식화한다는 의미는 물론 세계화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이날 세미나에서는 4.3 기록물의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를 위해서 분산된 사건의 자료 정리 작업과 세계사적 의미 정리가 중요한 지표가 될 것이라는 의견이 나왔다.
안종철 전 5.18 기록물유네스코 등재 추진단장은 “분산된 자료를 한곳에 통합시키고 체계적으로 정비하는 사료 정리 작업이 시작이다”며 “4.3사건과 비슷한 성격의 세계기록유산 신청서를 수집하고 끊임없는 고민과 세계사적 의의 부분이 가장 중요할 것”이라고 밝혔다.
제주대학교 행정학과 고창훈 교수는 영화 <지슬-끝나지 않은 세월2>의 흥행으로 제주 4.3 이야기가 세계인에게 감동을 가져다주었고 더 많은 작품이 나올 수 있게 문화예술진흥기금을 설치하자고 주장했다.
고창훈 교수는 기조강연에서 “4.3에 대한 문화예술분야 지원도 확대돼야 한다”며 “4.3독립영화 <지슬>의 문화적 성공은 제주사람의 제주사람을 위한 제주 4.3 이야기가 세계인에게 감동을 가져다 줄 수 있었던 성과다. 4.3문화예술 진흥기금을 만들어 문화예술가들을 뒷받침해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21일 개봉한 오멸 감독의 영화 <지슬>은 올해로 65주년을 맞는 제주 4.3 항쟁을 그린 최초의 극 영화로 22일 누적 관객 수 2만명을 돌파하며 작은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또, <지슬>의 흥행에 힘입어 4월 3일 개봉을 앞둔 임흥순 감독의 첫 장편 다큐 <비념>도 제주 4.3 항쟁으로 상처를 입었던 제주섬과 최근의 강정마을 이야기를 다룬 작품으로 관심을 받고 있다.
이와 관련, 고창훈 교수는 ‘go발뉴스’에 “<지슬>같은 경우 제주도 사투리를 경험으로 영화를 만들고 국제적으로 대단한 성과를 얻었다”며 “4.3 항쟁을 주제로 내세웠을 경우 세계적으로 통영될 수 있는가에 대한 의문을 해소 시켜주었다. 저예산으로도 성과를 크게 거둬 제도화 시켜주기 위해 문화예술 지원 분야를 확대하자고 한 것”이라고 밝혔다.
고 교수는 “영화뿐만이 아니라 뮤지컬이나 이런 분야에서도 계기를 마련해 주면 4.3 항쟁에 대해 다시 재조명할 수 있는 기회가 되지 않겠나”고 강조했다.
고창훈 교수는 65주년을 맞는 4.3 항쟁에 대한 정부의 책임도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날 기조강연에서 제주도의회·제주 4.3평화재단이 공동 주최한 정책토론회에서 ‘제주도의회 4.3특위 설치’를 제안하며 제주4.3을 국가적 추념일로 지정될 수 있도록 중앙 정부에 건의하고 희생자에 대한 배상이 단계적으로 이뤄져야 할 것을 강조했다.
이에 대해 고 교수는 ‘go발뉴스’에 “대통령이 후보 시절 4.3 추모기념일 제정 등 아픔을 치유하도록 하겠다고 약속한 만큼 반드시 약속을 지켜야 한다”며 “이 대통령은 약속을 전혀 지키질 않았지만 새 정부는 반드시 공약한 것만큼은 이행해야 될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