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물림되는 ‘박심’, 정치·사회 전반 장악 당해”
청와대와 새누리당에서 이상한 일들이 계속 일어나고 있다. 청와대 비서관으로 내정된 사람이 8일 만에 경질 당하고, 광역단체장 입후보예정자가 돌연 바뀌거나 순식간에 거취를 달리한다. 여당 원내대표 경선 구도가 납득할만한 이유도 없이 뒤바뀌고, 당협위원장으로 유력했던 중진이 하루아침에 밀려난다.
‘박심’이 벌인 해프닝? 임명 8일만에 경질이라니
청와대가 천해성 통일부 통일정책실장을 대통령국가안보실 안보전략비서관으로 내정한다고 발표한 건 지난 3일. 함께 내정된 김기현 국가안보실 제1차장은 곧바로 다음날(4일)부터 청와대 업무를 시작했지만 천 전 비서관은 청와대로 출근하지 않았다.
지난 12일 청와대는 경질 사실을 발표하며 “전 전 비서관은 통일부 핵심요원으로 통일부에서 더 중요한 역할을 맡아야 하기 때문에 돌려보낸 것”이라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돌려보낸 것’이 아니었다. 천 전 비서관이 원래 직책(통일정책실장)에는 이미 다른 사람이 임명된 상태였다. 천 전 비서관에게 부여된 새 직책은 남북회담 상근대표. 어떻게 이런 인사 파행이 벌어질 수 있는 걸까.
의견 충돌, 내부 갈등 등 여러 추측이 있다. 하지만 인사권자인 박 대통령의 확실한 재가 없이 천 전 비서관 내정발표가 진행됐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가장 높은 설득력을 갖는다. 적당히 내정했으나 박 대통령이 최종적으로 ‘아니다’라고 말하자 별 수 없이 경질한 것으로 보인다. ‘박심(朴心)’에 의해 벌어진 해프닝인 셈이다.
‘돌연’ ‘졸지에’ ‘갑자기’... 얼마나 강력한 힘이기에
울산시장 출마를 선언했던 정갑윤 의원은 “여권 수뇌부의 고뇌” 운운하며 돌연 출마하지 않겠다고 말을 바꿨다. 그러더니 뜬금없이 주변 의원들에게 “당 원내대표로 낙점받았다”는 얘기를 흘리기 시작했다.
어떤 힘이 작용했기에 하루아침에 울산시장 출마 포기를 결정하고 차기 원내대표 낙점 얘기를 할 수 있게 된 걸까.
차기 원내대표로 유력시 되던 이주영 의원은 해양수산부장관에 발탁됐다. 원내대표 후보가 장관 후보가 돼 졸지에 행보를 바꾼 것이다.
또 다른 원내대표 후보로 꼽히던 남경필 의원은 본인 의사와 무관하게 경기지사 출마 압박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남 의원은 “청와대 정무비서관이 찾아와 (경기지사) 출마 의사를 물었다”고 털어놓은 바 있다.
원희룡 의원도 ‘보이지 않는 강력한 손’으로부터 제주지사 출마 요청을 받고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몽준, 그 ‘힘’의 실체에 대해 말하다
지방선거 차출 대상으로 거론되고 있는 정몽준, 남경필, 김기현 의원과 김황식 전 총리는 모두 비주류 인사들이다. 비박계는 선거에 내보내고, 당은 친박계로 채워 친박 중심으로 당권의 판을 새롭게 짜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보이지 않는 강력한 힘이 작용하고 얘기다. 어떤 ‘손’일까. 서울시장 출마 뜻을 굳힌 정몽준 의원의 발언에서 그 ‘손’의 실체가 누군지 짐작할 수 있는 유력한 ‘증좌’가 나온다.
정 의원은 이혜훈 최고의원 서울시장 경선출마식에 참석해 “청와대 의중을 특별히 전달 받았다는 듯 암시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며 ‘박심 경쟁’을 정면으로 비판했다.
그러면서도 “박 대통령과 나는 오랫동안 아는 사이”라며 “나도 친박으로 생각한다. 앞으로 그렇게 분류해 달라”고 말했다.
당협위원장까지...‘박심’이 장악하고 있다
정 의원까지 ‘박심 경쟁’에 뛰어든 셈이다. ‘박심’은 당협위원장 인선에도 결정적 변수로 작용하는 모양이다. ‘박심’이 여권을 완전히 지배한 것이다. 비주류인 나경원 전 의원의 지역구였던 서울 중구. 당협위원장으로 유력하게 거론된 사람은 당연히 나 전 의원이었다.
하지만 ‘박심’은 친박 성향의 지상욱 전 자유선진당 대변인을 선택했다. 새누리당 지도부가 지 전 대변인을 당협위원장에 내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심’이 완전히 장악한 여권에서는 ‘박심 마케팅’이 한창이다. 과열되고 있다는 지적과 함께 비난이 일자 진화에 나섰다.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는 지방선거 중진차출론의 배후에 ‘박심’이 있다는 얘기는 “언론이 만들어낸 것일 뿐”이라고 손사래를 쳤다.
‘박심’의 대물림? 유신 때도 그랬다
언론 탓으로 돌린다고 ‘박심 논란’이 가라앉을까. 여권 뿐 아니라 현재 대한민국을 지배하는 힘이 ‘박심’ 아닌가. 엄연히 존재하는 강력한 실체다. 부인한다고 해서 가려질 게 아니라는 얘기다.
‘박심’이 지배하는 사회. 30~40년 전에도 그랬다. 유신독재 내내 모든 것은 ‘박정희 의중’에서 나왔고, ‘박정희의 말과 행동’은 곧 대한민국의 전부였다. ‘박심’이 나라를 완전히 지배했을 때 ‘박심’의 딸은 독재권력의 제2인자였다.
그 ‘박심’이 대물림됐나 보다. 또 다시 이 땅의 정치와 사회 전반이 ‘박심’에 의해 장악당하고 있으니 말이다. (☞ 국민리포터 오주르디 ‘사람과 세상 사이’ 블로그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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