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 보인다는 조급증 최악 ‘3자 구도’ 만들까 우려”
6월 지방선거의 최대 관전 포인트는 서울이다. 어느 당이 시장을 배출하는가에 따라 차기 총선과 대선의 가장 큰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을뿐더러, 여야 후보가 결정되는 과정에서도 적지 않은 진통과 파열음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새누리당, ‘정몽준-김황식’ 빅매치
여야 모두에게 사활을 건 일전이 될 것이다. 성공하면 차기 대권까지 내다볼 수 있는 여유가 생기겠지만, 실패하면 치명적인 정치적 손실을 피할 수 없게 될 테니 말이다.
먼저 새누리당. 출마를 굳히고 있는 정몽준 의원과 차출이 확실시되고 있는 김황식 전 국무총리, 여기에 일찌감치 출마 선언을 한 이혜훈 최고의원. 이들간 ‘빅 매치’가 성사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지지율이 견고한 박원순 시장을 꺾기 위해 기획된 ‘이벤트’가 ‘정몽준-김황식 빅 매치’다. 경선 흥행에서 크게 주목받지 못한다면 박 시장을 이기기 어렵다고 보고 ‘컨벤션 효과’에 사활을 걸겠다는 게 새누리당의 전략이다.
벌써부터 파열음, “왜 친박이 김황식 미는 거냐”
하지만 벌써부터 파열음이 들리고 있다. 지난 7일 정몽준 의원이 친박 핵심인 최경환 당 원내대표를 찾았다. 이 자리에서 “친박계가 김황식 전 총리를 민다는 얘기가 왜 나오는 것이냐”며 따진 것으로 알려졌다.
출마 선언도 하기 전에 경선 불공정 시비가 제기된 것이다. 친이계가 정 의원 지지 쪽으로 기울자 이에 맞서 친박계는 ‘경선 흥행’을 빙자해 김 전 총리를 ‘차출’하려고 한다는 소문이 들린 건 올 초부터다.
친이계 좌장이었던 이재오 의원은 김 전 총리의 차출에 대해 못마땅한 심기를 내비쳤다. 이 의원은 “정몽준-김황식 경선구도가 벌어지면 정 의원이 이길 가능성이 높다”며 “그렇다면 김황식 카드는 경선 흥행을 위한 불쏘시개가 될 공산이 크다”고 말했다.
‘경선 흥행’? 자칫 친이-친박 갈등 재연될 수도
여당에게는 딜레마다. 컨벤션 효과를 최대한 높이려면 ‘정몽준-김황식’ 경선구도가 제격이지만, 그 이면에는 케케묵은 ‘친이-친박’ 갈등이 도사리고 있기 때문이다.
정 의원의 목표는 대권 도전. 그에게는 자칫 이번이 ‘정치적 무덤’이 될 수 있다. 당내 서울시장 후보 경선에서조차 패배할 경우, 대권 도전에서 아예 멀어지게 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때문에 정 의원이 친박계의 ‘김황식 차출설’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것이다.
‘친이-친박’의 대결 양상으로 경선이 치러지면 새누리당에게는 ‘독배’가 될 가능성이 높다. 정 의원이 호락호락한 인물이 아니기 때문이다. 출마 선언도 하기 전에 ‘친박계 김황식 지지설’에 대해 강한 불만을 표출한 것만 봐도 그렇지 않은가.
2002년 대선 투표일 바로 전날 저녁에 노무현 전 대통령과 단일화 파기를 선언해 파문을 일으킨 전력을 갖고 있는 정 의원이다. 투표 몇 시간 앞두고 선거 공조를 파기했을 정도라면, 경선 과정에서도 얼마든지 중도하차할 가능성이 있다고 봐야 하지 않겠나.
김 전 총리에 대한 친박계의 ‘지원설’이 경선 과정에서 또 불거질 경우 불공정을 문제 삼아 경선을 포기할 각오가 돼 있다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이렇게 되면 경선 흥행은 물 건너가게 되고 새누리당이 받을 타격은 예상보다 훨씬 클 수 있다.
야권, 안개 자욱한 ‘지뢰밭’ 걷는 형국
야권을 어떨까. 안개가 자욱한 지뢰밭을 걸어가야 하는 형국이다. 박원순 시장의 지지율은 정몽준-김황식 그 누구와의 대결에서도 압도적으로 높게 나타난다. 하지만 민주당으로서는 절대 안심할 상황이 아니다. ‘안철수 신당 변수’ 때문이다.
지지층 80~90%가 중복되는 박원순 시장과 안철수 의원. 사실상 ‘한 몸’인데도 따로 갈 수밖에 없는 구도로 내닫고 있어 벌써부터 미묘한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안 의원의 새정치신당은 이제 정치를 시작한 만큼 이번 선거에서는 승패를 떠나 일단 서울을 포함한 광역 17곳 모두에서 후보를 내 ‘새정치의 존재’를 각인시키는 게 중요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안 의원은 지난 5일 전주를 방문한 자리에서 “선거만을 위한 정치 공학적 연대는 없다”고 잘라 말했다. 여권 단일후보에 야권 후보 2명이 대결하는 최악의 ‘3자 구도’가 연출될 수도 있다는 얘기다.
야권연대에 대한 여론도 이전 같지 않다. 새누리당의 전략에 말려들며 ‘야권연대는 곧 구태정치’라는 프레임에 갇혀버렸기 때문이다.
여당, 박원순 이기겠다는 과욕이 독배될 수도
새누리당과 민주당을 척결 대상으로 보는 안 의원의 양비론. 물론 충분히 수긍할 수 있는 얘기다. 하지만 양비론으로는 거대한 두 세력을 이길 가능성이 없는 게 정치현실이다. ‘양비론’이 먹힐 수 있는 건 ‘상상속의 정치’에서나 가능할 것이다.
지지층이 같다면 ‘동지’다. 아무리 훌륭한 명분이 있다 해도 동지끼리 나와 싸우는 건 자멸하겠다는 거나 진배없다. 안 의원의 대중적 지지와 박 시장의 결과가 서로 선순환 되는 구도로 가야 하는 게 맞지 않겠나.
여야 간 사활을 건 일전이 올 6월 서울에서 벌어질 모양이다. 여당에게 있어 ‘독배’는 내부 갈등이다. 박 시장을 이기겠다는 욕심이 앞서 경선 흥행몰이에서 과욕을 부릴 경우 ‘친이-친박’ 갈등이 재연 돼 스스로 주저앉을 수 있기 때문이다.
야권의 변수는 안철수 신당이다. 새정치가 뭔지 보여주겠다는 조급증이 최악의 ‘3자 구도’를 만들어 낼 수 있다. 민주당은 ‘야권연대’를 부정적으로 보는 여론을 극복하고 새정치신당과 어떻게 윈윈할 것인지 그 묘수를 찾아내야 한다. 잘 할 수 있을까. (☞ 국민리포터 오주르디 ‘사람과 세상 사이’ 블로그 바로가기)
[편집자註] 이 글은 외부 필진(블로거)의 작성 기사로 ‘go발뉴스’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go발뉴스’는 다양한 블로거와 함께 하는 열린 플랫홈을 표방합니다.
- 윤진숙 해임, 김용판 무죄 반발여론 어르기?
- “朴 정권 불통 넘어 ‘마이웨이’..국민 분노한다”
- 박근혜 6.4 공정선거 주문에 “싹부터 노랗다” 비난
- 육영재단 놓고 맞섰던 자매, 친일교과서엔 한목소리?
- 뉴스타파 VS 한선교 ‘5억 꿀꺽’ 공방 들여다보니
- ‘새누리 왕국 부산, 공공자산 1조 재벌에 특혜 의혹’
- 대통령 말 한마디에 10만 TM근로자 생계 ‘휘청’
- 오만한 정부.. 최악 정보유출에 고작 ‘살처분?’
- ‘북항재개발, 누가 盧와 시민 꿈 앗아 갔나?’
- “바뀐애 손피켓 등장.. 바로 당신들 때문”
- 영도의 눈물.. “사고가 아니라 살인”
- 1979년 유신정권과 2014년 대한민국
- ‘대검 감찰위는 감싸기 역할? 분개한 여검사’
- 박근혜, 친일옹호 사실 아니다?.. “행동으로 보여야”
- “국정교과서 응답하라 1974” 외치는 새누리
- “이명박근혜 정권, 분담금 오용 허용.. 종미정권 완결판”
- 검경 인사에 담긴 메시지.. ‘1219 대선부정 손대지마’
- 공공부문 개혁? ‘비정상’의 비정상화일 뿐
- 교과서 역사 쿠데타, 일본보다 더 일본답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