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 5주기’ 유가족, 빙판 위 “김석기 퇴진” 촉구

‘공항공사, 회견 방해 위해 일부러 물 뿌렸나?’

용산참사 5주기를 닷새 앞둔 15일 유가족들이 당시 책임자였던 김석기 한국공항공사 사장의 퇴진과 처벌을 강력히 촉구했다.

용산참사 5주기 범국민추모위원회와 유가족 등은 이날 오전 서울 강서구 한국공항공사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용산학살’ 책임자를 공기업 사장에 앉혀놓고 5주기를 맞이해야 하는 유가족들의 심정은 참혹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위원회는 “지난해 10월, 박근혜 정권이 공항공사 임원추천위원회의 심사에서 최하위 점수를 받아 꼴찌였던 김석기를 낙하산으로 임명해 국민과의 약속을 배반했다”며 “그 날 이후 용산참사 유가족들에게는 또 다시 2009년이었다”고 규탄했다.

ⓒ'go발뉴스'
ⓒ'go발뉴스'

또한 “(김 사장이)‘유족에게 이미 사과했다’고 했는데 취임 뒤 언론 간담회에서 ‘용산 유가족들을 직접 만나 애도를 표할 용의가 있지만 정당한 법 집행에 대해 사과할 수 없다’고 했다”며 “이중적이고 기만적인 언론플레이로 유가족들을 농락했다”고 일갈했다.

김영덕씨(故양회성 씨 유가족)는 “용산 학살을 김석기가 저질렀다. 그래놓고 뻔뻔하게 공항공사 사장자리에 앉아있다”면서 “김석기는 빨리 퇴진하고 양심의 가책을 느끼며 살아야 한다”고 맹비난했다.

전국학생진행 소속 한진용 학생은 “교학사 교과서를 정부가 나서서 독재미화, 친일 미화하고 있다. 그런데 용산참사를 대하는 정부와 김석기의 태도도 크게 다르지 않다”고 말하며 “용산참사 투쟁은 역사를 바로 세우고 정부가 은폐하려 하는 기억을 공유하려는 것”이라며 용산참사 추모위의 투쟁이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회견장이었던 공항공사 앞마당에만 빙판이 얼어 있었다. ⓒ 'go발뉴스'
이날 회견장이었던 공항공사 앞마당에만 빙판이 얼어 있었다. ⓒ 'go발뉴스'

이날 기자회견이 열렸던 공항공사 앞마당은 물이 얼어 빙판길이었다. 인근 지역 바닥과는 달리 유독 회견 장소에만 물이 흥건하거나 곳곳이 얼어있었다. 일각에선 공항공사 측이 집회 방해를 위해 의도적으로 물을 뿌린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현장에 있던 한 위원회 회원은 “김석기가 기자회견을 방해하려고 물을 뿌려 놨다. 한국공항공사 앞만 비가 왔느냐”고 비난 목소리를 높였다.

또한, 공항공사 측은 현장 취재를 나온 기자들과 제작진에게 “방송 모니터를 하려 한다”며 이름·연락처 등을 일일이 묻기도 했다.

기자회견을 마친 위원회는 한국공항공사 앞과 김포공항 곳곳에서 김석기 사장의 퇴진을 요구하는 1인 시위를 진행했다.

한편, 위원회는 오는 16일 추모 상영회와 촛불 기도회, 18일에는 투쟁대회를 가진 후 20일 추모제를 열 계획이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고발뉴스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및 활용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