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상규명위 “합법적 집회 저지해 몸싸움, 다친人도 없어”…항의 기자회견 예정
용삼참사 희생자 유가족이 경찰 폭행 혐의로 체포됐다. 용산참사 진상규명위원회는 “합법적으로 집회 신고를 하고 행진하던 중 경찰이 저지해 몸싸움이 있었던 것”이라며 “다친 사람은 없었다”고 유가족의 혐의를 부인했다.
서울 종로경찰서는 지난해 12월 초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열린 집회 도중 이를 저지하던 경찰에 폭력을 행사한 혐의(특수공무집행방해치상 등)로 용산참사 희생자인 고(故) 이성수씨의 부인 권모씨(50)를 25일 체포했다.
경찰에 따르면 권씨는 당시 용산참사 유가족 10여명과 함께 서울 중구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부터 정부서울청사까지 ‘용산참사 진상규명’을 요구하는 행진을 벌이다 이를 막는 경찰 4명에게 시위 때 사용한 깃발 등을 휘두른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수차례 출석을 요구했으나 소환에 응하지 않아 지난 3월 체포영장이 발부돼 집행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원호 용산참사 진상규명위원회 사무국장은 “합법적으로 집회 신고를 하고 행진하던 중 경찰이 저지해 몸싸움이 있었던 것”이라며 “당시 10여명이 있었는데 다친 사람은 없었다”고 권씨의 경찰 폭행 혐의를 부인했다.
이날 권씨의 체포 소식을 들은 용산참사 유가족 등 20여명은 종로경찰서 앞에서 항의 농성을 벌였다.
시민들은 SNS상에 비난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26일 트위터에는 “용산참사..기껏 주차장 하나 만들려고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재산, 목숨, 상처, 시간을 빼앗았나..경찰들도 무슨 봉변이냐..윗놈들이 선을 긋고 결정한 상황에 대해 최전선에서 욕먹고 집행하고..”(nc****), “경찰은 거대한 공권력이다. 참사 유족이 설령 작은 폭력을 행사했더라도 훈방하라. 그게 덕을 쌓는 길”(oh****), “남편을 잃은 용산참사 유가족 중 한 분. 작년 사안으로 어제 갑자기 성남에서 체포되어 종로서로 이송되셨다고 한다. 그것도 수갑까지 채워서. 구속영장까지 청구한단다. 잠이 안 온다. 유가족에게 이게 무슨 짓이냐”(ke****) 등의 글들이 올라오고 있다.
한편, 용산참사 진상규명위원회는 26일 오전 10시 종로경찰서 앞에서 체포에 항의하는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