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문앞, 릴레이 1인 시위…매일 저녁 미사 열려

쌍용차 분향소 강제철거 규탄…김두식 교수 “국가 발상 너무 치졸”

대한문 쌍용차 희생자 분향소 강제철거에 항의하는 ‘릴레이 1인 규탄시위’가 서울 중구청이 기습적으로 설치한 대형화단, 일명 ‘추모의 동산’에서 이어지고 있다.

지난밤 내린 봄비로 기온이 뚝 떨어져 입김이 날 정도로 추웠던 20일 저녁, 이날 릴레이 시위자로 나선 ‘불편해도 괜찮아’의 저자 경북대 법학전문대학원 김두식 교수는 “불법적인 화단은 빨리 치워져야 한다”며 “이런 발상을 국가가 했다는 것 자체가 너무 치졸하다”고 일갈했다.

24분간의 릴레이 시위를 시작하기 전 김 교수는 ‘go발뉴스’에 “여기는 화단이 들어갈 자리가 아니다”면서 “쌍용차 분향소를 없애려는 의도가 명백한데 문화재 훼손 등의 이유를 들며 오히려 불법적인 화단을 설치했다. 중구의 한 시민으로서 항의하기 위해 나왔다”며 1인 시위 참여 이유에 대해 밝혔다.

릴레이 1인 시위 ‘24분’은 24명의 쌍용차 희생자 수를 의미하는 것으로, 지난 16일 김조광수 감독이 첫 릴레이 주자로 참여했고, 용산참사 유가족을 비롯한 일반 시민들도 함께 참여하고 있다.

20일, 경북대 법학전문대학원 김두식 교수가 대한문 쌍용차 희생자 분향소 강제철거에 항의하는 ‘릴레이 1인 규탄시위’를 벌이고 있다. 1인 시위는 24명의 쌍용차 희생자 수를 의미하는 '24분'간 진행됐다. ⓒ 'go발뉴스'
20일, 경북대 법학전문대학원 김두식 교수가 대한문 쌍용차 희생자 분향소 강제철거에 항의하는 ‘릴레이 1인 규탄시위’를 벌이고 있다. 1인 시위는 24명의 쌍용차 희생자 수를 의미하는 '24분'간 진행됐다. ⓒ 'go발뉴스'
쌍용차 분향소 강제철거 후…대한문 앞 긴장감 맴도는 일상

21일 7시 30분 ‘대한문극장’…지율스님 작품 ‘모래가 흐르는 강’ 상영

지난 4일 새벽, 중구청에 의해 분향소가 강제 철거된 이후, 대한문 앞은 쌍용차 분향소 자리를 지키려는 쌍용차 해고노동자와 시민, 또 이를 막으려는 중구청과 경찰의 대치로 긴장감이 도는 게 일상이 됐다.

고동민 쌍용차지부 대회협력실장은 이와 관련 “경찰이 신고된 물품은 물론이고 대한문으로 들어오는 모든 물품에 대해 검사 하고 있다”며 “이곳은 집회시위의 자유뿐만 아니라, 인권이 말살되어 버린 지역이 돼 버렸다”고 개탄했다.

그러는 와중에도 대한문 앞에서는 매일 저녁 6시 30분이 되면 ‘쌍용차 사태 해결과 해고노동자들을 위한 천주교 미사’가 어김없이 진행된다. 이날은 매일 미사 13회째를 맞는 날이었다.

천주교 미사에 참석한 한 50대 여성(서울 개봉동)은 ‘go발뉴스’에 “일이 없는 한 대한문에 와 미사를 드린다. 쌍용차 문제에 대해서는 오래 전부터 관심을 갖고 있었다”며 “사람 사는 세상에서 이런 일이 다시는 생기는 안 된다. 빨리 문제가 해결됐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대한문 앞에서는 매일 저녁 6시 30분이 되면 ‘쌍용차 사태 해결과 해고노동자들을 위한 천주교 미사’가 어김없이 진행된다. 20일은 매일 미사 13회째를 맞는 날이었다. ⓒ 'go발뉴스'
대한문 앞에서는 매일 저녁 6시 30분이 되면 ‘쌍용차 사태 해결과 해고노동자들을 위한 천주교 미사’가 어김없이 진행된다. 20일은 매일 미사 13회째를 맞는 날이었다. ⓒ 'go발뉴스'
반가운 얼굴도 눈에 띄었다. 드라마 ‘내이름은 김삼순’에서 ‘삼순이 아빠’로 유명해진 연극배우 맹봉학 씨다. 그는 2008년 촛불집회에 참석했다는 이유로 경찰에 소환돼 조사를 받기도 했다. 이 일은 그의 삶에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1년에 3~4건씩 들어오던 CF도 끊겼고, 드라마 섭외도 끊긴 지 오래다. 그러나 그는 여전히 거침없었다.

맹봉학 씨는 분향소 강제 철거와 관련 ‘go발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불법 회계조작, 국가의 폭력으로 24명이 돌아가셨다”며 “그 분들을 추모하고 더 이상의 죽음을 막기 위해 세운 분향소를 강제 철거했다는 것은 결국 현 정부가 1%, 10%만을 위한 나라밖에 되지 않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또 “내 일이 아니라고 무관심하게 여긴다면 언젠가 쌍용차 문제는 바로 내 일이 되어 돌아올지도 모를 일”이라면서 “바로 내 일이라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이 문제에 관심을 갖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4월 21일부터 6월 30일까지 매주 일요일 저녁 7시30분 대한문 앞에서는 대한문 영화상영 프로젝트 ‘대한문 극장’이 문을 연다. 첫날인 21일에는 지율스님의 ‘모래가 흐르는 강’이 상영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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