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민심 현장] “단군이래 최대” 주민들 ‘망연자실’

“이제 떠나고 싶다” vs “끝까지 기다리겠다” 분열양상도

‘단군 이래 최대 사업’이라던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사업 부도 소식에 서부이촌동 주민들이 망연자실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아울러 6년 전 개발사업 동의 여부를 물었던 때처럼 다시 한 번 개발 사업 찬성과 반대로 의견이 분열돼 서로 간에 상처를 입히고 입는 양상도 나타나고 있다. 

용산 서부이촌동 지역 주민 A씨는 15일 ‘go발뉴스’에 “6년을 기다렸는데 부도라니 망연자실하다. 집을 사려는 사람에게 개발 후 입주권을 주지 않는다고 해 집을 팔수도 없었다”며 “공사한다고 우편집중국, 철도정비창 등 주변 회사들이 떠나기 시작했고, 이어 음식점이 없어지고, 이제는 주변 상권이 다 죽었다. 동네가 흉흉해졌다. 사람 사는 곳 같지가 않다. 이제 그만 해결됐으면 좋겠다”고 심경을 표현했다.

오세훈 전 시장을 비판하는 서부이촌동 한 아파트의 대형 현수막 ⓒ'go발뉴스'
오세훈 전 시장을 비판하는 서부이촌동 한 아파트의 대형 현수막 ⓒ'go발뉴스'

서부이촌동 지역 주민 B씨는 “5~6년을 기다렸다. 다 늙어서 먹고 살 길도 막막하다”며 “집 때문에 밥을 굶게 될 지경이다. 집은 무너져 가고, 팔수도 없고, 하루 빨리 해결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15일 한국철도공사(코레일)가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사업 정상화방안을 발표했지만, 이제는 떠나고 싶다는 개발 반대파와 끝까지 기다리겠다는 찬성파로 분열돼 주민들 간에 상처를 입히고 입는 양상마저 나타나고 있다.

40대의 한 주민은 ‘go발뉴스’에 “무너져가는 집에서 5~6년을 기다렸다. 끝까지 기다리겠다. 6년 동안 입은 피해가 너무 크다”며 “개발은 꼭 돼야 한다. 지금 일부 주민들이 개발 중단을 촉구하고 있는데 반대를 위한 반대”라고 주장했다.

반면, 다른 50대 주민은 “진작 떠나려고 했지만, 집을 팔수가 없었다. 차라리 부도가 나서 잘됐다”며 “개발 사업이 중단돼야 한다. 이제는 떠나고 싶다”고 말했다.

서부이촌동 한 부동산업체의 벽에 걸려있는 부도가 난 용산개발사업의 청사진. ⓒ'go발뉴스'
서부이촌동 한 부동산업체의 벽에 걸려있는 부도가 난 용산개발사업의 청사진. ⓒ'go발뉴스'

주민들과 상인들은 이번 사태에 대해 오세훈 전 시장과 관련 공무원들이 책임을 져야 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부동산 중개업자 ㄱ씨는 “오세훈 전 시장이 한강 르네상스다 뭐다 하면서 금방이라도 부자가 될 것처럼 지역 주민들을 현혹시켰다”며 “6년을 기다린 주민들이 부도로 인해 고통을 받고 있는데 아무도 책임지는 사람이 없다. 오세훈 전 시장과 관련 공무원들이 책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부동산 중개업자 ㄴ씨는 “오세훈 전 시장과 관련자들이 2007년 4월 용적률을 높이는 조건으로 서부이촌동을 넣었다”며 “서울시와 몇 몇 건설회사들이 짜고 서울시민을 죽인 것이나 다름없다”고 강하게 질타했다.

이와 관련 오세훈 전 시장은 억울하다는 입장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뉴스1>에 따르면, 오 전 시장은 “단기적인 성과에 급급해 서부이촌동 지역을 주민 동의 없이 서울시가 독단적으로 통합개발에 편입했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며 “주민 동의율이 50%를 넘겨 통합개발이 어쩔 수 없이 추진됐다”고 설명했다.

한편, 서승환 신임 국토부 장관이 6일 국회 청문회에서 용산 사업에 대해 "현재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지만 국토부가 직접 개입해야 하는지는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고 신중한 반응을 보여, 용산개발사업 부도 사태에 정부가 직접 개입할 가능성은 높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서부이촌동 주민들은 부도 소식에 망연자실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go발뉴스'
서부이촌동 주민들은 부도 소식에 망연자실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go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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