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현관 막은 경찰에 ‘커피믹스’ 나눠줘
철도노조 김명환 위원장과 노조 지도부가 경찰과 오랜 대치한 끝에 경찰에 자진출두 했다.
14일 오전 10시 30분 김 위원장 등 체포영장이 발부된 철도노조 지도부는 서울시 중구 정동 민주노총 대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노사 간 갈등으로 인한 모든 부담을 저희들이 책임지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며 정부와 철도공사에게 대화와 교섭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하지만 경찰은 김 위원장이 기자회견 이후 자진출두에 나서자 민주노총이 있는 경향신문사 건물을 봉쇄하고, 강제연행에 나서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에 노조원들이 거세게 항의하며 양측이 대치하기 시작했다.
김 위원장은 지도부는 자진출두 계획을 철회하고 민주노총 건물로 되돌아 들어갔다. 이후 민주노총 정호희 대변인은 오후 3시10분께 민주노총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찰병력을 건물 앞에서 철수하지 않으면 철도노조 지도부들의 경찰 자진출석도 없다. 우리가 급할 건 없다”고 밝혔다.
정 대변인은 “건물 입구를 막고 통행을 방해하는 것은 불법”이라며 “경찰병력을 철수하면 바로 경찰에 자진출석할 것이다. 조계종에 은신 중인 박태만 수석부위원장도 우리와 함께 행동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경찰 수사관 차량이 건물 앞에 대기 중이다. 철도노조 지도부들은 차량까지 스스로 걸어가 탑승하겠다는 것이다. 우리는 경찰이 강제로 끌고 가는 모양새를 만들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후 철도 노조와 지도부는 민주당 설훈·은수미·윤후덕·김경협 의원과 정의당 박원석·김제남 의원 등이 중재에 나서면서 김 위원장 등 철도 노조간부들은 호송차 자진탑승에 합의했다.
이들은 오후 5시 10분께 민주노총 현관으로 나와 김 위원장과 철도노조 간부들은 국민들에게 감사하다는 인사를 전한 뒤 인근에서 대기하고 있던 경찰 호송차에 탑승하고 경찰서로 자진출두 했다.
한편, 민주노총 정호희 대변인은 노조와 경찰의 신경전이 계속 되는 가운데에도 “현관문을 막고 있던 경찰들에게 커피믹스를 나눠줬다”고 밝혔다. 경찰은 지난해 12월 26일 김 위원장 등 노조 간부를 체포하기 위해 민주노총 건물에 강제 진입했으나 정작 체포는 하지 못하고 커피믹스 2박스를 가져가려다 시민들의 비난을 받은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