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KTX 자회사, 잘못된 정책”.. 정몽준 “정치 실종, 자괴감”
‘원조 친박’으로 불리는 유승민 의원 등 새누리당 중진 의원들이 잇따라 박근혜 정부를 비판하고 나섰다.
유승민 의원은 29일 기자들과의 오찬간담회에서 “수서발 자회사 설립은 확실한 수익이 보장되는 노선인데 거기만 떼어주고 (코레일 기존 노선과) 경쟁한다는 게 말이 되느냐”며 “수서발 KTX 자회사 설립은 정책부터 잘못됐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경향신문>에 따르면, 유 의원은 “수서발 KTX는 ‘땅 짚고 헤엄치기’ 식으로 확실한 수익이 보장되는 노선”이라며 “그 자회사와 현재 적자노선이 많은 코레일과 경쟁을 붙이는 것은 공정하지가 않다”고 말했다.
유 의원은 경제학 용어인 ‘크림 스키밍(cream skiming)’도 언급했다. ‘크림 스키밍’은 원유 중에서 맛있는 크림만을 분리해 채집하는 데서 유래된 말로, 통신·철도 등에서 장사가 되는 ‘알짜’ 부문을 중심으로 민영화가 선택적으로 진행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그는 “수서발 KTX 자회사에 경춘선이나 장항선 등 기존 코레일 적자 노선을 떼어준 후 경쟁을 붙여야 공정한 경쟁이 아니냐”라며 “공기업을 개혁하려면 자회사를 설립하는 대신 박근혜 대통령 임기 내에 임금을 동결하거나 직원 수를 감축하는 등의 방법도 있다”고 말했다.
유 의원은 “새누리당도 내부적으로 이런 문제의식을 갖고 있는 사람이 꽤 있다. 스펙트럼이 넓다”고도 덧붙였다.
그러나 정부나 청와대에 직언할 의사가 있느냐는 질문에는 “타이밍이 지났다고 본다”며 말을 흐렸다. 그러면서 “이미 (정부와 노조가) 서로 각을 세우고 있는 마당에 지금 이야기를 하면 총부리를 거꾸로 겨누는 것밖에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정몽준 의원도 이날 ‘2013년이 우리에게 남긴 숙제들’이라는 제목의 성명을 내고 청와대를 비롯, 여야를 꼬집었다.
정 의원은 “여당은 청와대의 결정을 기다리고 집행하는 것 외에 다른 역할을 제대로 하고 있느냐. 그리고 청와대는 여당을 한 배를 탄 동지로 인정하고 있느냐”며 정부 여당을 함께 비판했다.
또한, “정권 재창출에 성공했지만 ‘정치 공백’을 메우는 데에는 실패했다. 청와대와도 야당과도 대화다운 대화를 못했다”며 “이런 정치실종에 집권당 의원으로써 자괴감을 느낀 게 한 두 번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정 의원은 야당에게도 “10년간 집권 경험이 있는 야당은 일관성 있는 말을 하고 있느냐”며 “야당 역시 대선 불복이라고 볼 수밖에 없는 거리 정치로 소중한 시간을 허비했다”고 일침을 날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