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길 민주당 대표가 황찬현 감사원장 후보자 임명동의안 강행처리에 항의해 정기국회 의사일정을 전면 거부한 것과 관련 “내 직을 걸고 투쟁을 이끌겠다”는 강경 대응을 선포해 정국 위기가 고조되고 있는 양상이다.

김 대표는 29일 비공개 의원총회 마무리발언을 통해 이같이 말하며 비장한 각오를 내비쳤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김 대표는 이날 “일부에서는 더 강경하게 가자고 하고 일부에서는 국회 문을 닫는 것은 안 된다고 하는데 국회를 닫는 건 안 된다는 의견이 더 많다는 걸 알고 있다”면서 자신이 ‘의회주의자’임을 염두에 둔 듯 “저도 누구냐. 그러나 이번 건은 아니다”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지금 물러서면 우리가 아무것도 없을 게 없다. 여론이 압박해도 지금이 결판 내야 할 시점으로 독한 마음을 먹고 가자”며 “지금이 마지막 기회일지도 모른다. 투쟁 형식 등을 지도부에게 일임 해주면 제가 직을 걸고 해내겠다”고 강조했다고 의원들은 전했다.

▲ ⓒ'민주당'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김 대표가 모든 걸 걸고 임하겠다는 비장한 각오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고, 박수현 원내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나 “내용 있는 특검과 특위를 관철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민주당 의원들이 불참하며 반쪽 개최된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심상정 정의당 원내대표는 “이러다간 다 공멸한다는 생각이 든다”며 새누리당의 정치력을 주문했다.

심 원내대표는 의사진행발언을 통해 “저는 인사는 인사대로, 정치현안은 정치현안대로, 예산은 예산대로, 입법과제는 입법과제대로 그 취지에 충실하게 심의되어야 한다고 본다”며 “그러나 또 한편 일 년 내내 국론분열을 불러왔던 국가기관의 선거개입 문제, 이것도 해를 넘겨서는 안 되지 않겠나? 야당이 제시한 특검을 통해 논란을 종결짓는 일과 예산안 처리 모두 올해 안에 반드시 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심 의원은 이어 “이 자리에 새누리당 의원님들만 계시니까 제가 호소드린다. 어제 감사원장 임명동의안 처리 문제로 다시 또 파행을 겪고 있는데, 정치는 시시비비만 갖고 되지 않는다”며 “저도 민주당의 국정운영에 대해서 문제인식이 많다. 그러나 국정파행을 막을 정치력이 있어야 집권여당 자격이 있다고 생각한다. 원래 야당은 비판하고 견제하는 역할 아니냐”고 꼬집었다.

그는 “어떻게 52%가 100%일 수 있나? 48%도 존중하는 게 민주주의다. 또 48%를 껴안을 수 있을 때 통합정치를 말할 수 있는 거 아니겠나”라며 “더군다나 집권여당을 왜 집권여당이라고 하나. 권력을 쥐고 있고, 다수고, 또 다양한 정책수단도 가지고 있으면서 어떻게 그렇게 단 한 가지도 양보하지 않으실 수 있나. 저는 그런 여당을 지금껏 본 적이 없다”고 일침을 가했다.

그는 “지금 강한 청와대 밑에 짓눌려있는 이 초라한 국회를 보라”며 “이 초라한 국회, 민주당이나 야당의 초라한 모습이기 이전에, 정치권으로부터 외면 받고 있는 국민들의 모습이라고 생각한다. 집권여당 책임이 가장 크다고 생각한다”고 새누리당의 정치력 발휘를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