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백선엽 다큐’와 <백년전쟁>, 심의기준 일관성 의문”
시청자 제작프로그램 방송인 RTV가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이하 방통심위의)의 징계 처분에 반발해 행정소송을 제기할 것으로 전해졌다.
<미디어오늘>에 따르면 27일 RTV 측은 “그간 RTV가 방송한 <백년전쟁>에 대한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심의 및 징계에 대해 최근 사회각계의 이른바 ‘역사전쟁’ 논란과 맞물려 시민사회단체의 비판이 이어져 왔다”며 “이는 이승만과 박정희 두 전직 대통령에 대한 비판을 허용치 않으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비판과 의구심이 있어 왔다”고 지적했다.
RTV는 이어 “이번 행정소송은 이런 역사 논란에 대해 최종적으로 법원의 판단을 구해 RTV가 방송한 <백년전쟁>이 객관적 사실에 기초한 합리적 역사비판을 담은 방송물이며, 방송심의규정을 위반하지 않았음을 입증하기 위한 것”이라고 소송 제기 취지를 밝혔다. RTV 측은 이날 오후 서울행정법원에 소장을 낼 예정이다.
<백년전쟁> 시리즈는 민족문제연구소가 제작한 역사다큐멘터리로 RTV는 지난 3월 ‘두 얼굴의 이승만’, ‘프레이저 보고서 제1부’를 각각 방영한 바 있다.
이에 방통심의위는 이 다큐가 방송심의규정의 공정성, 객관성, 명예훼손 조항을 위반했다며 ‘관계자 징계 및 경고’를 결정했다. RTV는 재심을 청구했지만 기각됐고, 방송통신위원회는 지난 22일 RTV에 징계 처분을 최종 통보했다.
소송을 담당한 참여연대 공익법센터 정민영 변호사는 <미디어오늘>에 “방통심의위는 이승만 전 대통령에 대한 비판적인 견해에 동의하지 않는 쪽의 주장도 충분히 반영해 내용의 균형을 맞춰야 객관성과 공정성이 확보된다고 주장하지만 산술적으로 찬반 균형을 맞춰야 이런 점들이 충족되는지 따져볼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정 변호사는 이어 “(친일 논란이 있는)백선엽 장군을 긍정적으로 그린 KBS ‘백선엽 다큐’에 대한 심의와 <백년전쟁>에 대한 심의 기준에 일관성이 있는지 의문이 든다”고 지적했다.
특히 정 변호사는 방통심의위가 신설하려는 ‘민족의 존엄성’ 조항에 대한 우려를 나타내며 “심의가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도구로 악용될 수 있다. RTV 건을 잘 대응해야 이런 문제도 잘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