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희망버스 출발 “우리가 밀양이다”
정부의 76만 5천 볼트 송전탑 공사 강행을 반대하고 있는 밀양 주민들을 위한 희망버스가 오는 30일 전국 22개 지역에서 출발한다.
희망버스를 추진하고 있는 ‘1130 밀양 희망버스 기획단’(이하 기획단)은 25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희망버스 종합계획을 발표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환경시민사회단체와 종교계는 물론 노동당과 녹색당 등 정당 대표, 용산참사진상규명위원회, 전국공무원노동조합(이하 전공노), 쌍용차 해고노동자와 기륭전자 등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함께 했다.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장은 인사말에서 “밀양에서 하는 이 싸움은 우리가 이기는 싸움”이라며 “우리 모두 희망버스에 참가해 밀양 주민들에게 힘이 돼야한다”고 밝혔다.
밀양 765kw송전탑 반대 대책위의 이계삼 사무국장은 “지난 8년간 밀양 주민들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했다고 생각한다”며 “하지만 그 동안 아무것도 달라진 게 없는 현실에 주민들은 절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사무국장은 이어 “이럴 때 주민들의 손을 잡아주기 위한 밀양 희망버스는 사막의 한 줄기 샘물처럼 주민들에게 다가오고 있다”며 “밀양 주민들은 30일 희망버스가 와서 우리도 뭔가 할 수 있다는 힘을 주기를 바라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그는 “밀양 주민들이 싸우는 동안 고통 받는 일들이 많았지만, 그 중에 하나가 ‘외부세력 개입’ 주장이었다”며 “(밀양 주민들은) 이 땅에서 가장 아픈 싸움을 하고 있는 사람들이고 가장 정당한 싸움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사무국장은 이어 “밀양을 향한 고귀한 손길에 외부세력이라는 터무니없는 굴레가 덧씌워지지 않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전공노를 비롯한 쌍용차 해고노동자들도 참석해 희망버스를 함께 타기로 했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의 김중남 위원장은 “밀양 상황을 보면서 (전공노를 향한) 노동탄압, 공안탄압과 똑같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밀양 주민들을 만나며 한국 사회에서 공무원조직 정권의 하수인으로 굴종해 그들이 가지고 그대로 행할 수밖에 없는 점들을 확인 했다”며 “공무원 사회와 관련해 이런 근본적인 부분을 바꾸지 않고서는 밀양 문제는 해결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쌍용차 노조 문기주 정비지회장도 “날씨가 추워지는데, 80세 노인들이 산속 움막에서 생활하고 있다”며 “이는 전국 수많은 노동자와 농민들이 같이 겪는 아픔이다. 30일 희망버스에 탑승해 고통 받는 밀양 할매, 할배들에게 힘과 용기를 드리고 송전탑 공사 막는데 함께 하겠다”고 말했다.
종교계도 함께 했다. 기독교의 예수살기 최헌국 목사는 “밀양송전탑 문제는 비단 밀양 주민들의 생존권 문제만이 아니”라며 “이것은 우리 인간의 생명을 파괴하는 핵발전소 문제”라고 지적했다.
최 목사는 이어 “그 동안 우리 기독교계는 사람 생명에 관한 문제이기 때문에 송전탑 건설을 반대해 왔다”고 강조하는 동시에 “지난 한국사회에서 사회적 약자 문제가 희망버스를 통해 많은 문제들이 해결됐다. 이번 밀양 희망버스에도 기독교계가 함께해 더 큰 효과를 만들어내 송전탑건설을 중단시키고 주민들의 고통 끝내는 길에 함께 하겠다”고 밝혔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의 박주민 변호사는 “밀양이라는 곳은 정말 이상한 곳”이라며“법을 내세우며 주민들을 탄압하지만 실질적으로는 법치라고 부를만한 것은 존재하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박 변호사는 “경찰들과 행정기관들은 법대로 하고 있다고 이야기하지만 현실은 주민들의 인권을 무시하며 껍데기만 남은 법을 집행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 때문에 주민들은 정말 의아해 한다. 경찰들이 더 불법적인 일을 하는 것 같은데 주민들이 무슨 일을 하려고만 하면 불법이라 한다. 그런 이상한 일들이 현재 밀양에서 벌어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특히 “민변은 이미 10번 정도 현장을 방문에 인터뷰를 했고, 이를 바탕으로 기획소송을 준비 중”이라며 “이번 희망버스를 타고 내려가 새로운 상황이 있는지 달라진 건 없는지 확인해 소송을 통해 문제를 제기하겠다. 결과적으로 실질적인 법치가 밀양에서 구현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기획단에 따르면 전국을 출발한 희망버스는 30일 오후 7시 밀양시 산외면 보라마을에서 노동자 및 주민들의 간담회와 공연 등 문화제를 진행한다. 보라마을은 지난 해 송전탐 건설을 반대하며 분신한 故 이치우 씨가 살던 곳이다.
문화제에서는 송전탑 건설 중단 및 경찰병력 철수 등을 요구할 계획이며, 현장에는 한진중공업과 쌍용자동차 비정규직 노동자 및 용산과 강정마을 주민 등도 참가한다. 이들은 또한 보라마을 송전탑 예정지에 밀양 희망버스의 상징물을 세울 계획이다.
이후 송전탑 공사 예정 마을들을 답사한 뒤 이튿날인 12월 1일 오전 밀양을 떠날 예정이다.
천주교 인권위원회의 김덕진 사무국장은 “이번 희망버스는 비폭력, 비타협이라는 기조아래 평화적인 방법으로 목표를 달성할 것”이라 강조하며 “경찰들이 이런 희망버스를 막아서지 않기를 호소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