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하나 “밀양, 소아 백혈병 발병↑ 전자파 상시 노출”
765kV 송전선로가 인근 주민들의 건강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주장을 뒷받침하는 한국전력 내부보고서가 공개돼 파장이 일고 있다. 이 보고서는 송전선로 건설 민원에 대응하기 위해 한전 측이 2009년 대한전기학회에 연구용역을 의뢰해 2010년 보고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장하나 민주당 의원은 29일, 한전 송변건설처로부터 입수한 <가공 송전선로 전자계 노출량 조사연구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765kV 송전선로에서 80m 이내에 거주할 경우 어린이 백혈병 발병률을 3.8배 높이는 3밀리가우스(mG)규모 전자파에 연중 상시 노출되고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최근 4년간 송전탑이 약 460개 세워졌고, 2015년까지 새로 3621개를 건설하는 만큼 누구도 송전선로 전자파로부터 안전할 수 없다”며 “대기업의 저렴한 전기 요금을 위해 (밀양 송전탑을 건설함으로써) 시골 노인들을 전자파 위험으로 내모는 정책은 더 이상 지속되어선 안 된다”고 비판했다.
<오마이뉴스>에 따르면, 당시 연구진은 송전선로의 지역별 점유율을 기준으로 전국 242개소를 선정해 154kV와 345kV, 765kV 송전선로를 대상으로 전자계 노출량을 측정해 연평균 노출량을 추정했다. 그 결과 765kV 송전선로는 80m 이내 전구역이, 345kV는 40m 이내, 154kV는 20m 이내가 항상 3mG 이상 전자파에 노출되는 ‘전자파 위험지대’였다.
이계삼 ‘밀양 765kV 송전탑 반대 대책위원회’ 사무국장은 <오마이뉴스>에 “자체 조사를 해보니 송전탑에서 80m 이내에 7가구, 80~100m 이내에는 10가구 이상이 살고 있었다”며 “또 송전탑으로부터 80m 이내 지역에는 농민들이 일상적으로 생활하는 농지가 상당수 포함된다”고 말했다.
노벨상 심사기관인 스웨덴 카롤린스카연구소는 1993년 발표한 <페이칭(Feychtion) 보고서>에서 3mG 전자파에 지속적으로 노출되면 소아 백혈병 유발률이 3.8배 증가한다고 밝혔다. 당시 스웨덴 정부는 이 보고서를 계기로 주택 단지 주변 고압송전선을 대대적으로 철거했다.
2000년 <그린랜드(Greenland) 보고서>는 같은 경우 소아 백혈병 발생이 2배 이상 증가한다고 했다. 국제보건기구(WHO)도 지난 2007년 3~4mG 이상 전자파에 일상적으로 영향 받은 어린이의 경우 백혈병에 걸릴 위험이 2배가량 높다는 환경보건기준을 세웠다.
한편, 한전은 이날 해명자료를 내고 “밀양지역에 건설 예정인 765kV 송전선로 80m 이내에는 1가구 밖에 없고, WHO 등 8개 국제기구와 54개국이 전자계(파)가 인체에 미치는 영향을 12년 동안 합동연구한 결과 ‘전자계 노출로 암이 진전된다고 확증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반박했다.
이어 “현재까지 어디에도 국제노출 가이드라인(2000mG) 이하에서 건강에 영향이 있다고 입증된 사실이 없다”며 “우리나라는 국제기준보다 낮은 수치를 기준으로 제시했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