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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양 송전탑 공사, UAE원전 페널티 때문이냐…진상 공개하라”주민들‧대책위 반발 “무식한 노인들이라고 엉터리 정보로 현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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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란 기자  |  balnews2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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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3.05.24  12:59:03
수정 2013.05.25  11:5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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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한국전력이 경남 밀양 송전탑 건설 공사를 무리하게 강행하고 있는 가운데 공사강행은 아랍에미리트연합(UAE)과 맺은 원전 수출 계약 때문이라는 한전 고위 간부의 발언이 나와 논란이 일고 있다.

이는 한전이 지난 20일 공사를 재개하면서 “전력난 해소를 위해 신고리 3호기와 연결되는 송전탑 공사를 강행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한 것과는 배치된다. 이에 시민단체 등은 한국전력에 UAE 원전 수출 문제와 밀양 송전탑 공사 강행에 관련된 진상을 즉각 공개할 것을 촉구하고 나섰다.

24일 <경향신문>에 따르면, 변준연 한전 부사장은 23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UAE원전을 수주할 때 신고리 3호기가 참고모델이 됐기 때문에 (밀양 송전탑 문제는)꼭 해결돼야 한다”면서 “2015년까지 (신고리 3호기가)가동되지 않으면 페널티를 물도록 계약서에 명시돼 있다”고 말했다.

신고리 3호기는 한국이 자체 개발한 가압경수로형 ‘APR1400'방식을 처음으로 상용화한 모델이다. 한전은 2009년 UAE와 186억달러에 이 원전 4기에 대한 수출 계약을 맺으면서 신고리 3호기를 준공해 안정적인 모델임을 입증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를 위해 구체적으로는 신고리 3호기가 준공 시점을 넘기고도 가동되지 않을 경우 지연된 기간만큼 매달 공사비의 0.25%에 해당하는 지체보상금을 부담하는 규정을 계약서에 명시했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UAE 측에서 최근 신고리 3호기의 적기 준공 여부를 지속적으로 물어오고 있다”면서 “UAE현지에 짓는 원전과 같은 모델이 제대로 지어져서 원활히 돌아가고 있다는 걸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UAE 외의 다른 국가에도 한국형 원전을 세일즈하고 있는데, 대표적인 모델의 가동이 지연되면 수출에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고 <경향>은 보도했다.

이같은 보도를 접한 밀양 765kV 송전탑 반대 대책위원회와 송전탑 경과지 4개면 주민들은 이날 성명을 내고 정부와 한전이 “무관심한 국민들과 무식한 노인들이라고 엉터리 정보로 현혹하고, 속셈은 따로 차린 것”이라면서 “노인들을 죽음의 위협으로 내모는 이런 공기업이 대체 어디 있느냐”고 비난을 쏟아냈다.

이들은 “한전은 신고리 3호기가 가동되지 않으면 전력난이 일어날 것처럼 엉뚱한 호들갑을 떨었고 주민들을 겁박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전력이 UAE원전 수출문제와 밀양 송전탑 공사 강행에 관련된 진상을 즉각 공개할 것”을 촉구했다. 또 “밀양 송전탑 공사는 이제 완전히 명분을 잃었다”면서 “죽음의 공사를 즉각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진보신당도 같은날 논평을 내고 “UAE 원전수주는 불도저식 해외자원개발 사업이 낳은 부실 덩어리였다”면서 “국민과 야당은 국정조사 등 당시 대국민 사기극에 대한 조사를 요구했지만 이명박 정권은 ‘제2의 중동진출’이라며 은근슬쩍 넘어갔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박근혜 정부 또한 MB정권의 대국민 사기 정신을 그대로 계승하려는 것이냐”며 “외국과 맺은 황당한 계약 때문에 송전탑 건설을 밀어붙인 것과 주민들의 반대운동을 님비로 몰아 여론을 조작하려 한 점 등을 밀양주민들과 국민 앞에 사죄할 것”을 강력히 촉구했다.

또 “그 동안 전력수급 문제 때문에 송전탑 공사가 늦춰지면 안 된다며 밀양 주민들에게 책임을 덮어씌우던 한전은 당장 공사를 중단하고 해명과 사죄에 나서라”고 요구했다.

   
▲ ⓒ 문규현 신부 페이스북
한편, 밀양 송전탑 사태와 관련 변준연 부사장은 반대하는 주민들이 천주교와 반핵단체에 ‘세뇌당한 것’이라고 말해 논란을 일으켰다.

이와 관련, 천주교부산교구 정의평화위원회는 24일 성명을 내고 변 부사장의 발언이 “개인의 현실인식과 인격을 넘어서서, 한전이 지역 주민을 어떻게 무시해왔는지를 보여주는 것”이라며 “충격과 분노를 넘어 슬픔을 느끼기까지 한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한전이 변 부사장의 발언에 대해 공개사과하고 그에 따른 적절한 징계를 할 것”을 요구한 동시 “공사를 유예하고, 전문가로 이뤄진 협의체를 통해 주민과 대화로 문제 해결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또, 천주교 정의구현 사제단 문규현 신부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감히 우리가 그분들을 ‘세뇌’ 했다는 말을 들었으니, 이 얼마나 영광입니까”라면서 “우리들 대부분은 촌로들의 헌신과 희생에 뒤늦게 눈떴다”고 적었다.

그는 이어 “그분들의 오랜 고난 덕에 돈보다 중요한 걸 알고, 돈으로 사고팔 수 없는 생명과 땅, 숲에 대해 알고, 핵의 죄악상을 생생히 알았다”면서 “수많은 사회적 약자들을 제물삼고 약탈하면서 유지되는 이 사회에 새롭게 눈뜰 수 있었음을 감사하고, 또 감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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