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국전력공사(이하 한전)가 지난해 9월 이후 중단했던 밀양 송전탑 공사를 다시 재개해 논란이 일고 있다. 이에 밀양 주민들은 릴레이 단식 농성을 벌이는 등 송전탑 공사를 중단할 것을 한전에 강력히 촉구하고 나섰다.

밀양 765㎸ 송전탑 건설공사는 신고리 원전에서 생산된 전력을 북경남 변전소까지 수송하기 위해 밀양시 부북·상동·산외·단장면에 765㎸ 고압 송전탑 52기를 세우기 위해 2012년부터 실제공사가 시작됐다.

그러다 같은 해 1월 26일 고 이치우씨의 분신으로 3월 7일부터 6월 7일까지 3개월간 고인의 애도를 위해 공사가 중단됐었다. 그 후 공사가 재개된 뒤에 한전과 이를 반대하는 주민들 간의 충돌이 심해지면서 국회 지식경제위의 ‘권고’에 따라 양측은 대화를 진행하기로 해 지난해 9월 24일부터 공사가 중단된 상태였다.

그러나 지난달 28일 한전이 ‘전력수급 불안’을 이유로 공사를 재개 한다는 입장을 밝히자, 이를 막기 위해 밀양 주민들이 서울로 올라와 단식 농성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단식농성에 참여한 주민은 대부분은 고령이어서 하루씩 번갈아가면서 릴레이로 단식 농성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 한국전력이 1월 28일부터 밀양 765㎸ 송전탑 건설 공사를 재개한 데 반발해 송전탑 반대 대책위원회와 민주통합당, 녹색당 등이 지난달 31일 서울 삼성동 한국전력 본사 앞에서 '무기한 릴레이 단식농성'을 시작했다. ⓒ 녹색당

한전의 이러한 발표와 관련 이계삼 ‘765kV 송전탑 반대, 고 이치우 열사 분신대책위원회’ 사무국장은 ‘go발뉴스’에 “주민들은 한전과의 합의를 위해 서명 한 것이 아닌, 대책위원회를 선임하는 서명란에 이름을 올린 것”이라면서 “이것을 마을 주최가 바꿔치기 한 것”이라며 “한전의 합의용으로 날조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사무국장은 이어 “한전은 서명을 다 받았다고 주장을 하고 있는데, 다른 마을들에 확인을 해 보니 합의를 한 것이 없다고 한다”면서 “주민들은 합의 사실을 모르고 있고, 한전측에서만 합의를 했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민주통합당 장하나 의원은 6일 ‘go발뉴스’에 “국가의 전력공급을 책임지는 공기업이 불법적인 수단과 방법을 통해서 주민을 매수한 것은 도저히 용납할 수 없다”면서 “한전은 주민매수와 배임, 공문서위조 등에 대해 책임자를 처벌하고 주민에게 사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장 의원은 “국회에서 제시한 송전선로 지중화 등의 대안에 대해 진지하게 검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지식경제부와 한국전력은 신고리원자력발전소 5, 6호기에서 생산되는 전력을 수도권으로 가져가기 위해 '신고리-북경남 765kv 송전선로' 건설공사를 벌이고 있다. 송전선로는 밀양 5개 면을 지나가는데, 지금까지는 밀양청도면 주민들만 한국전력과 합의해 송전탑이 건설된 상태다.

밀양 단장·산외·상동·부북면 주민들은 송전탑에 반대하며 '밀양송전탑대책위'에 참여하고 있다. 주민들은 부북 3곳, 단장 3곳 등 공사 현장에 농성장을 갖춰놓고 있다. 송전선로가 지나가는 전체 마을은 30곳에 이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