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실련 “가정용 적용되는 누진세 폐지하라”
정부가 ‘당분간 전기요금 인상은 없다’는 말을 뒤집고 기습적으로 전기요금을 평균 4% 인상한 것과 관련해 시민단체 등이 공공요금 인상에 앞서 공공기관의 경영혁신 등 자구노력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지식경제부는 9일 한국전력공사가 8일 제출한 전기공급약관 변경안을 인가해 오는 14일부터 전기요금을 평균 4% 인상한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시민단체 등은 ‘원가보다 적자라는 이유를 들어 모든 비용 부담을 국민에게 전가시키기보다 공공기관의 경영혁신 등 자구노력과, 원가에 대한 투명한 공개가 선행되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시민권익센터 윤철한 국장은 10일 'go발뉴스‘에 “공공요금이 원가보상률 보다 낮은 수준이어서 요금을 정상화하려는 방향은 맞다”면서도 “요금을 정상화하기 위한 전제조건인 (공공기관의) 경영혁신이나 자구노력 등이 제대로 되고 있지 않다”면서 ‘공공기관의 높은 급여’ ‛방만한 경영’ 등을 꼬집었다.
또한, “(공공요금이)원가보다 적자라고 하지만 실제적으로 그것이 적정한 요금인지에 대한 평가나 원가에 대해 국민들에게 투명하게 공개한 적은 거의 없다”면서 “투명한 원가 공개가 전제가 되는 조건하에서 요금이 인상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한국소비자원이 공공기관으로부터 취합해 공개한 2011년 공공요금 원가정보에 따르면, 전기요금과 열차요금, 도시가스료와 광역상수도료, 도로통행료, 우편요금의 총수입이 모두 총 원가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윤철한 국장은 또, 현재의 전기요금 부과체계에 대해 지적하며 “가정용 전기요금에 부과되는 누진세는 대기업이 쓴 전기요금을 국민이 보존해주는 형국”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가정에서 사용하는 전기 사용량은 전체 총량에 비해 그리 높지 않고 오히려 산업용이나 영업용이 차지하는 비율이 훨씬 높다”며 “가정용에 적용되는 누진세를 폐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전기요금 인상으로 도시 가구의 전기요금은 월 평균 930원 늘어난 4만7천500원, 산업체는 27만원 늘어난 638만 원 선으로 전기요금 부담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소비자 물가는 0.04% 포인트, 생산자 물가는 0.105% 포인트, 제조업 원가는 0.05% 포인트 상승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