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현 ‘공론화 기구 터무니 없다’ 발언에 주민들 ‘분노’
765kV 송전탑 건설과 관련, 한국전력공사와 갈등을 빚고 있는 경남 밀양 송전탑 반대 대책위원회가 “당신들의 ‘쇼’에 동원되고 싶지 않다”며 한진현 산업통상자원부 차관의 발언에 일침을 가했다.
반대대책위는 19일 논평을 통해 “산업부장관이 나서서 밀양 주민들과 진정성있는 대화를 하겠다고 나서는 마당에 차관이 밀양 주민들의 간절한 바람에 대하여 ‘터무니없다’고 매도한 것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앞서 한 차관은 18일 경남 창원에서 주민들이 요구한 ‘사회적 공론화 기구’에 대해 “총리실과 협의했으나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터무니없는 제안이라는 결론을 내렸다”며 “대책위가 제안한 사회적 공론화기구는 이제 논의 밖의 문제이고 또 다시 공론화기구를 구성하자는 것은 시간 끌기와 다름없다”고 말한 바 있다.
이들은 “과연 ‘밀양 송전탑 전문가협의체’에서 기술적 문제에 관한 결론이 났던 것인가?”라며 “‘베끼기 대필 날치기’ 논란은 차치하고라도, 과연 한전 측 위원들은 한전의 기존 입장을 허수아비처럼 추인한 것 외에 과연 무슨 독자적인 기술적 검토를 하였길래 산업부 장차관, 한전 사장은 찬양하기에 바쁜 것인가?”라고 되물었다.
주민들은 한 차관의 ‘시간 끌기’ 발언에 대해서도 “지난 8년간 주민들을 수없이 기만하고 공사 현장에서 수없는 폭력과 폭언, 노인들에게 차마 할 수 없는 짓들을 하면서 이 막다른 시간까지 이끌어온 게 누구인가”라며 “산업부의 밀양 중재노력의 진정성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비난했다.
이들은 “‘높은 사람이 시골 어른들 찾아 설득하느라 애쓰고 있다’는 메시지만 전하는 것밖에 남는 게 없을 볼썽사나운 ‘쇼’에 다른 아님 산업부 장관의 밀양 방문을 거부한다”며 “우리는 당신들의 쇼에 동원되고 싶지 않다”고 꼬집었다.
지난 13일 밀양을 방문한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송전탑 갈등 문제를 정부가 나서서 해결하겠다면서 건설 예정지 마을을 찾아 이야기를 듣고 해결 방안을 모색해 상황을 판단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밀양 주민들은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전력공사가 내달 공사 재개를 위한 명분 쌓기를 하고 있다며 비난하고 있다.
현재 밀양 송전탑 사태는 해결 방안을 찾지 못하고 있다. 정부가 중재에 나서며 곧바로 공사를 재개하지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한전은 여전히 송전탑을 건설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고, 산업부는 보상 문제만 언급하고 있다.
하지만 밀양 주민들은 ‘보상’을 원하는 것이 아니라 재산권과 건강권 때문에 송전탑 공사를 반대하고 있다고 밝혀 협의점을 찾는 것이 쉽지 않아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