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시대 표현의 자유는?.. 조국 “제3공화국 시즌2”

박주민 “표현의 자유 침해에 적극적 문제제기 필요”

우리에게 표현의 자유가 어떤 의미를 갖고, 왜 필요한지에 대해 생각해보는 ‘표현의 자유 페스티벌’이 열렸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이하 민변)과 ‘표현의 자유를 위한 연대’가 함께 주최한 이번 페스티벌은 16일부터 19일까지 나흘 동안 서초동 변호사회관과 변호사교육문화회관에서 이어진다.

첫날인 16일에는 1부 개막행사는 <동상이몽>이란 이름으로 진보와 보수가 생각하는 표현의 자유의 차이와 여기서 발생하는 문제에 대해 이야기하는 시간을 가졌다.

민변의 장주영 회장은 인사말에서 “어떤 사상이나 견해가 옳고 그른지를 판단하는 절대적인 기준은 없다”며 “소수의견을 충분히 말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하는 것이 민주사회의 기본”이라고 말했다.

장 회장은 이어 “하지만 현실에서는 헌법상의 기본권인 표현의 자유가 잘 이뤄지고 있는지는 의문”이라며 “그렇지 못하기 때문에 지금 우리가 이런 페스티벌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특히 장 회장은 “모든 표현이 현법에 의해 보장되는 건 아니다”며 “최근 5.18 광주 민중항쟁에 대한 악의적인 허위사실 유포나 사회적 소수자에 대한 언어폭력이 어디까지 허용될 수 있을 것인지 검토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16일 서초동 변호사회관에서 열린 '표현의 자유 페스티벌'에서 서울대법학전문대학원 조국 교수가 표현의 자유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다.ⓒ go발뉴스
16일 서초동 변호사회관에서 열린 '표현의 자유 페스티벌'에서 서울대법학전문대학원 조국 교수가 표현의 자유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다.ⓒ go발뉴스

서울대법학전문대학원 조국 교수는 “민주공화국의 핵심원리는 표현의 자유”라며 이는 “선거에서 주권자가 후보자를 검증할 때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조 교수는 “나라를 움직이는 것은 사람이고 제도는 그대로 있다”며 “현재 87년 헌법 체제 아래에서 누가 헌법 아래에서 권력을 운용하는 가에 따라서 표현의 자유 보장 정도가 달라진다”고 지적했다.

조 교수는 이어 “그런 의미에서 지금 박근혜 정부는 표현의 자유 측면에서 보면 ‘제3공화국 시즌2’”라며 “3공화국의 정신에 충실한 사람이 민주공화국의 헌법과 입법 질서를 운용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이번 표현의 자유 페스티벌의 핵심은 김대중, 노무현 민주 정부를 경험한 사람들과 3공화국 정신에 입각한 사람들의 갈등 속에서 어떻게 더 나은 표현의 자유를 누릴 수 있는지를 고민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진 2부에서는 <이구동성>이란 이름으로 정부정책을 비판했거나 자신의 생각을 표현했다는 이유로 탄압당한 언론과 문화예술계의 당사자들이 참석해 토론을 벌였다.

이날 패널로는 표창원 전 교수와 주진우 <시사IN>기자를 비롯해 이용마 <MBC>기자, 백승우 감독, 사진가 박정근 씨와 팝아티스트 이하 씨가 참석했다.

표창원 전 교수는 “자신이 표현의 자유 논란의 대상이 될 줄은 몰랐다”며 자신이 표현의 자유를 억압받았던 경우를 예로 들며 설명했다.

표 전 교수는 “대선 당시 (국정원 여직원 사건이 터지자) 하고 싶은 말을 할 것인가 아니면 누리고 있는 지위와 안녕을 택할 것인가를 두고 결정해야 할 순간이 왔었다”며 “결국 인간에게 가장 소중한 것이 자유라는 걸 깨달았다”며 이같이 밝혔다.

  ⓒ go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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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표 전 교수는 가장 힘들었던 경우는 “강한 권력과 같은 비판의 대상이 아닌 동료 시민들로 받은 표현의 자유 침해”라며 “인터넷 상에서 눈에 보이지 않는 시민들로부터 받은 비난은 눈에 보이는 권력의 탄압보다 더 무섭고 아팠다”고 말했다.

백승우 감독은 “표현의 자유와 같은 기본적인 것은 잊어버리고 사는 게 정상이다”며 “최근 이렇게까지 언론과 문화 예술영역에서 표현의 자유가 논란이 되는 현실이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특히 팝아티스트 이하 씨는 “이 현실을 바꿀 수 있는 것은 지도자를 바꾸는 것”이라며 “진보적이고 민주적인 의식을 가지고 있는 지도자를 우리 손으로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날 행사를 주최한 민변의 박주민 변호사는 ‘go발뉴스’에 “표현의 자유는 인간의 본성에서 나오는 기본권이기도 하다”며 “이것에 대한 소중함을 많은 시민들이 알고,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행위가 있을 때는 단순히 넘기는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문제제기를 하는 시민의식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표현의 자유가 보장돼 이런 행사를 안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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