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프로젝트 상영도.. “국정원 사건 파헤치는 다큐 만들겠다”
국정원의 불법 대선개입을 규탄하는 13차 범국민촛불대회가 28일 저녁 청계광장에서 열렸다.
추석 연휴가 끝나고 처음 열린 이날 집회에는 비가 오는 궂은 날씨에도 5000명(경찰추산 1500명)의 시민들이 참석했다.
이날 촛불집회에서는 국정원 문제와 함께 최근 박근혜 대통령이 대선 공약들을 연이어 파기하고 있는 것에 대한 비판이 이어졌다.
촛불집회의 사회를 맡은 김한정희 서울통일연대 사무국장은 “어제(27일) 복지부 인사가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65세 이상이면서 기초연금 받고 사는 거면 인생을 잘못 산 것’이라고 말했다”며 “청와대와 여당이 국민을 어떻게 보는지 잘 드러난 망언”이라고 비판했다.
이는 지난 27일 국민연금재정추계위원회 김용하 위원장이 KBS 라디오 <성공예감 김방희입니다>에 출연해 “나이가 들어서 65세가 돼 기초연금을 받게 된다면 인생을 잘못 사신 겁니다”라고 발언한 것을 지적한 것이다.
안진걸 참여연대 협동사무처장도 이날 자유발언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지키지 않은 공약을 열거해보겠다”며 ‘경제민주화, 쌍용차 국정조사, 복지국가 실현, 공공부문 민영화 불가, 65세 이상 노인에게 기초노령연금 20만원 지급, 반값등록금 실현, 공무원 노조 합법화 등’을 열거했다.
안 처장은 이어 “안 지킨 공약이 너무 많아 외울 수가 없을 정도”라며 “박근혜 대통령이 책임 있는 정치인이고, 한 나라의 수장이라면 국정원 문제뿐 아니라 파기한 공약들을 이행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특히 이날 촛불 집회에는 대학생들의 참여가 두드러졌다. 김민규 전남대 총학생회장과 학생들은 김용판 전 서울경찰청장, 원세훈 전 국정원장, 김무성 새누리당 의원, 권영세 주중대사를 법정에 세우는 퍼포먼스를 벌였다.
이들은 ‘시국법정’에서 “원세훈은 징역을 419년, 김용판은 518년, 김무성은 615년, 권영세는 1004년 선고 한다”며 “모든 책임을 져야 하는 박근혜 대통령에겐 영혼까지 무기징역을 선고 한다”고 말해 시민들의 박수를 받았다.
기독교계는 이날 시국기도회를 예고했다. 예수살기 총무 최헌국 목사는 “10월 17일 시국기도회를 가지려고 한다”며 “앉아서 하는 기도로 끝내지 않고 행진기도를 단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날 촛불집회가 끝난 후에는 개봉 이틀 만에 상영이 중단된 다큐멘터리 영화 <천안함 프로젝트>의 무료상영회가 열렸다.
<천안함 프로젝트>의 백승우 감독은 “영화가 극장으로 가지 않고 광장으로 와서 마음이 복잡하다”며 “(어떤 단체나 정부가) 아무리 영화를 막으려 해도 영화 상영은 계속 된다”고 강조했다.
문화예술계를 대표해 연대 발언에 나선 박재동 화백은 “표현의 자유는 중요하다”면서 “어떤 사람은 천안함 프로젝트를 보러 간다고 하면 혹시 좌빨아니냐는 의심을 받을까 두려워한다. 이런 위축된 국민으로 살아야 되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이어 “문화예술인 뿐만 아니라 국민들 모두가 의문을 표시할 수 있고, 생각한 바를 말할 수 있는 권리를 반드시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천안함 프로젝트 상영중단 사태 영화인 대책위원회’는 이날 “시민의 의무는 정부 정책이나 발표에 대해 합리적 의심을 갖고 비판하고 감시하는 것”이라며 “천안함 프로젝트는 그런 합리적인 의심에서 만들어진 영화”라고 말했다.
이들은 이어 “만일 시민이 이런 합리적 의심을 포기하면 그 나라는 독재국가, 파시즘으로 갈 것”이라면서 이어 국정원 댓글사건의 진실을 낱낱이 밝히는 다큐멘터리를 제작할 것을 약속하기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