現 서울청장까지 CJ수사에 연루
검찰이 CJ그룹의 수천억원대 세금 탈루 정황을 알고도 눈감아준 혐의를 받고 있는 전군표 전 국세청장(59)에 대해 2일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윤대진 부장검사)는 전 전 청장에게 세무조사 무마 청탁과 함께 수억원대의 금품을 받은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에 따르면 전 전 청장은 국세청장으로 취임한 2006년 CJ 그룹 측에서 미화 30만 달러와 명품 시계를 받은 혐의(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뇌물수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전날 오전 9시 40분께 검찰에 출석해 14시간 동안 고강도의 조사를 받았고 대부분 혐의를 시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전 전 청장이 지난 2006년 서울지방국세청 조사 4국에서 이재현 회장 등 CJ그룹 일가를 세무조사 하던 중 3560억원 가량의 세금을 탈루한 정황을 포착하고도 이를 추징하지 않은 과정에 전 전 청장이 영향력을 행사한 것으로 보고 있다.
전 전 청장의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은 3일 오후 2시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릴 예정이다.
전 전 청장은 전날 오전 검찰에 출두하면서 CJ 그룹으로부터 20만 달러의 금품을 받은 혐의를 인정하는 내용의 자수서를 제출했다.
그러나 이는 허병익 전 국세청 차장(59)이 검찰조사에서 2006년 7월 CJ 그룹으로부터 받은 30만 달러를 전 전 청장에게 전부 전달했고 명품시계는 나눠 가졌다는 진술과는 차이가 난다.
전 전 청장에 대해 구속영장이 청구된 것은 처음이 아니다. 전 전 청장은 이미 지난 2007년 11월 당시 정상곤 부산지방국세청장으로부터 인사 청탁 명목으로 1만 달러와 7000만원을 받은 혐의로 기소돼 징역 3년6월을 선고받고 복역한 바 있다.
한편, 송광조 서울지방국세청장도 1일 CJ그룹으로부터 골프 등 향응 접대에 대한 검찰 조사를 받은 뒤 사의를 표명했다.
송 청장은 CJ그룹 측으로부터 세무조사를 무마해 달라는 청탁과 함께 골프 등의 접대를 받은 혐의로 지난달 27일 검찰 조사를 받은 뒤 사퇴를 결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최근 “CJ 로비 의혹 수사 과정에서 송 청장의 부적절한 처신이 발견됐다”면서 국세청에 비위사실을 통보했다. 다만 검찰은 “형사처벌할 정도의 범죄 혐의는 확인하기 어려웠다”고 밝혔다.
